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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44

심플 플랜 심플 플랜 스콧 스미스 저/조동섭 역 | 비채 | 2009년 03월 | 원제 : A Simple Plan (1993) 포털에서 맛보기 포스트에 낚여 정보를 찾기 시작했고, 무료 대여기간 찬스를 활용해 e-book으로 읽었다. 종이책으로는 540페이지, 상당한 분량이지만 순식간에 읽히는 소설이다. 몇 시간 동안 움직이지 않고 PC화면을 쳐다보니 한 편의 영화를 보고 있는듯 했는데, 실제로 1999년에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해피엔딩일거라 기대하진 않았지만, 생각보다 훨씬 더 비극적인 상황이 전개되고, 결국 나쁜 놈만 살아남은 셈인데, 그 인생이 또 그다지 불행하지도 않다. 죽은 사람들만 불쌍하게 되었다. 욕심이 더 큰 욕심을 부르고, 그 다음에는 화를 부른다는 진리를, 아주 길고 흥미진진하게 전개했다. 책 .. 2023. 5. 14.
미스 함무라비 소설 > 한국소설 > 한국 장편소설 미스 함무라비 문유석 저 | 문학동네 과 을 쓴 문유석 판사의 첫 소설이다. 사실, '허구'를 표방했다는 점에서는 '소설'이지만, 소설로 읽히지는 않는다. 저자가 한겨레에 자신이 겪은 재판 사례를 연재하면서, 사생활의 침해가 있으니 대놓고 '이건 그냥 소설이다'라고 해서 보낸 글을 묶은 게 이 책이다. 초임 판사 박차오름을 주인공으로 해놓고, 그녀에게 자신을 투영한 저자의 의도가 들여다보인다. 불의를 보고 참지 못해 늘 튀는 행동으로 주목받는 주인공은, 출근 첫 날 지하철 성추행범을 붙잡아 화제가 되고, 초미니 스커트에 하이힐을 신고 다니면서 '미스 함무라비'라는 별명을 얻는다. 정의감과 의욕은 차고넘치지만, 의욕만큼의 뭔가를 실현할 수 없는 박차오름의 상황을 보면, .. 2023. 3. 30.
골든 슬럼버 골든 슬럼버 : 온 세상이 추격하는 한 남자 이사카 코타로 저 / 김소영 역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06월 500페이지가 넘지만, 역시나 빨리, 잘 읽히는 일본 소설이다. 그런 이유로 선물 받은 책이고. 일본 총리가 센다이에서 암살당하고, 한 남자가 용의자로 몰린다. 하지만 그 용의자는 실제로는 총리의 죽음과 아무 상관이 없는 평범한 젊은 남자다. 어떤 음모에 의해 그와 닮은 남자까지 등장하고, 그는 동기가 불분명한, 알리바이 없는 범인이 된다. 그럼에도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그를 도와주면서, 무사히 도주에 성공한다는 훈훈한 이야기. "인간의 최대 무기는 습관과 신뢰"라는 말을 기억에 남게 만든 소설이다. 케네디 암살을 모티브로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강동원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 2018년 .. 2023. 1. 29.
나오미와 가나코 나오미와 가나코 오쿠다 히데오 저 / 김해용 역 | 예담 | 2015년 05월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답게, 읽기 시작하자마자 바로 빠져들어 500페이지에 달하는 작품을 끝까지 단숨에 읽을 수 있을 만큼 재미있긴 한데, 이전에 알았던 오쿠다 히데오의 유머 감각 같은 건 없고, 누가 썼는지 구분이 안 되는 보통의 일본소설 같다. 나오미와 가나코는 대학 동창으로, 지방 출신에, 사투리를 쉽게 고치지 못해 도쿄에 대한 열등감을 느끼고 있다는 공통점 때문에 금세 친해졌다. 둘은 20대 후반으로, 나오미는 '당차고 딱 부러'지는 성격에, 미혼이며, 백화점에서 근무한다. 가나코는 '부드러운 데다가 조심스러운 편'이고, 대학 졸업 후 잠시 직장생활을 하다가 은행원과 결혼하며 전업주부가 되었다. 어느 날 가나코가 남편의 .. 2023. 1. 27.
죽여 마땅한 사람들 죽여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저 / 노진선 역 | 푸른숲 | 2016년 07월 18일 | 원서 : The Kind Worth Killing 계속되는 반전(反轉)이랄까, 예상과는 다른 의외의 전개로 끝까지 재미를 준 소설이다. 죽여 마땅한 사람은 누구일까? '죽어' 마땅한(deserve to die) 사람이 아니고, '죽여' 마땅한(worth killing)사람이다. 즉, 이 책에서는 그 '죽여' 마땅한 사람을 죽이는, 사이코패스같은 살인자가 등장한다. 소설 속에서 죽는 사람은, 어린 여자를 성추행한 남자, 양다리를 걸친 남자, 바람을 피운 커플뿐 아니라, 아내를 죽이려 모의한 (사실은 별 죄도 없는) 남자 등이다. 이 모든 죽음과 관련 있는 여자 주인공 릴리는 끝까지 살아 남지만, 그녀의 범죄가 세상.. 2023. 1. 23.
김약국의 딸들 김약국의 딸들 박경리 저 | 나남 사람들은 김성수를 '김약국'이라 불렀다. 큰아버지의 뒤를 이어 얼마간 약국을 하다 그만두고 어장(漁場)을 경영하는 성수 영감을 통영사람들은 여전히 '김약국'이라 부르는 것이다. 김약국의 비극은 부모대로부터 시작한다. 아버지 김봉룡은 첫 아내가 시집온 지 이태만에 죽고나자(맞아서 골병이 들었다는 소문이 있다) 김약국의 어머니 숙정과 결혼한다. 김약국이 갓난아이일 때, 숙정을 잊지못해 얼굴이나 보자고 고향마을에서 한 남자가 찾아왔고, 그걸 본 김봉룡이 숙정을 의심하고 그 남자를 죽이겠다고 뒤쫓아 가자, 억울한 숙정이 비상을 먹고 자살한다. 부모를 잃고 큰아버지 김봉제의 집에서 자란 김약국은 큰아버지와 큰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도깨비집'이 된 자신의 생가를 찾아 그곳에서 가.. 2023. 1. 19.
추락 추락 J. M. 쿳시 저/왕은철 역 | 동아일보사 | 원제 : Disgrace (1999) 쉰둘의 이혼남 데이비드 루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의 한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는 교수다. 어느 토요일 저녁, 길에서 그의 낭만주의 시(詩) 강의를 듣는 스물 한 살의 멜라니 아이삭스를 발견하고 갑작스레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겼고, 그녀 역시 그가 싫지 않은 듯 그의 유혹에 화답한다. 그렇게 몇 번을 만나 관계를 가졌고, 그게 문제가 되어 학교에서는 '성희롱 교수'를 처벌하려는 징계위원회가 열린다.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은 채 루리는 학교에서 쫓겨났고, 멀리 떨어져 사는 딸 루시를 만나러 동부 케이프로 간다. 루리의 딸 루시는 케이프의 도심에서 몇 마일 떨어진 한적한 농장에서 혼자 살고 있다. 함께 살던 여자친.. 2023. 1.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