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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44

살인자의 기억법 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지은이) | 문학동네 | 2013-07-24 이제 일흔이 된 한 남자가 있다. 열여섯에, 술만 마시면 가족을 두들겨 패는 아버지를 죽인 후, 마흔 다섯이 될 때까지 수십 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이다. 사람을 죽이는 것을 멈춘 지 이제 이십 오년이다. 그동안은 수의사로 살았고, 지금은 문화센터에서 시 강좌를 듣는 것 말고는 별다른 일이 없다. 이제는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기 때문에 매일의 일을 기록한다. 그것이 그의 기억법이다. 마지막으로 살해한 어떤 여자의 어린 딸을 데리고 와서 친딸처럼 키웠고, 이제 그 딸은 결혼할 나이가 되었다. 누군가 딸 은희를 죽이려 하는 것 같아 불안하기만 하다. 기억은 자꾸 끊기고,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은 온통 의심이고, 의문이다. 이 책을 읽은 적.. 2015. 12. 25.
봄에 나는 없었다 봄에 나는 없었다 - 애거사 크리스티 스페셜 컬렉션 1애거사 크리스티 (지은이) | 공경희 (옮긴이) | 포레 | 2014-01-30 | 원제 Absent in the Spring (1944년)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 아닌 그냥 소설이라니. 그녀는 추리소설 팬들이 혼란스러워하지 않도록 '메리 웨스트매콧'이라는 필명으로 장편소설을 여섯 편 남겼다. 그 중 하나인 이 소설은, 한 중년 여성의 이야기다. 주인공 조앤 스쿠다모어는 40대 후반의 여성이다. 세 아이를 모두 결혼시키고 변호사 남편과 둘이 영국의 한 도시에 살고 있다. 결혼해서 바그다드로 이사한 둘째 딸이 아프다는 소식에 비행기를 타고 그 집에 갔다가 기차를 타고 런던으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하룻밤 묵은 숙소의 식당에서 우연히 마주친 여고 동.. 2015. 11. 1.
네메시스 네메시스필립 로스 (지은이) | 정영목 (옮긴이) | 문학동네 2015-05-29 | 원제 Nemesis (2010년) 이 작품은 미국에서 2010년에 출간됐고, 작가는 이를 마지막으로 2012년 절필을 선언했다. 이제 더이상 필립 로스의 작품은 볼 수 없을지 모른다. 한국독자들에게 좀 위안이 되는 얘기라면, 아직 번역출간될 작품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제목만 봐서는 이 소설의 내용을 알 수 없다. "네메시스Nemesis"는 네이버사전에 대략 이렇게 정의되어 있다. ● 국어사전 -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율법(律法)의 여신. 절도(節度)와 복수(福數)를 관장하고 인간에게 행복과 불행을 분배한다고 한다.● 프랑스어 사전 - [그리스신화] 네메시스 (인간의 오만·불손한 행위에 대한 신의 노여움·벌을 의인화한 여.. 2015. 10. 25.
안녕, 내 모든 것 안녕, 내 모든 것정이현 (지은이) | 창비 | 2013-07-05 "달콤한 나의 도시"와 "오늘의 거짓말"을 읽고 작가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그 이후의 책들은 좀 시시하다. 작가가 경험한 것 이상의 그 어떤 것도 보여주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90년대 학번, 8학군, 강남, 아파트, 중산층, 졸부, 살갑지는 않지만 '끔찍하게 미워한 적도 없'는 가족들... 그렇게 맴돈다. 한번 듣거나 본 것은 잊어버리지 않는 지혜, 틱 장애가 있는 준모, 부모를 떠나 부자 할머니 집에서 눈치 보며 살게 된 세미. 이 세 친구는 중학교때 만나 고등학교까지 항상 함께였다. 단짝이지만, 사실은 서로에 대해 잘 모르는 친구들이다. 그리고 고3의 여름, 그들에게 한 사건이 일어났고, 셋은 더이상 친하게 지내지 않게 된다. .. 2015. 10. 21.
64 64요코야마 히데오 (지은이) | 검은숲 l 2013-05-08 원제 64(ロクヨン) (2012년) 집필 기간 10년에 무슨 상도 여럿 받고 해서 기대하며 본 책이다. 하지만 너무 길다. 700페이지에 가까운 소설인데, 사실 초반 500페이지는 너무 길고 지루했다. 게다가 앞에서 그렇게 늘어놓은 여러가지 일들이 마지막에 정리가 되고 뭔가 맞아떨어지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14년 전, 쇼와 64년(1989년)에 D현에서 일어난 미해결 유괴사건. 사람들은 그 사건을 '64'라 부른다. 시효가 1년 남은 시점에서, 새로 취임한 경찰청장이 사건 해결을 위해 지방 도시로 내려오겠다고 한다. 경찰 홍보담당관 미카미는 딸 아유미의 가출로 매일이 살얼음판이다. 여고생 사체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들리면 혹시 딸이 아.. 2015. 10. 18.
나는 떠난다 나는 떠난다 장 에슈노즈 (지은이) | 용경식 (옮긴이) | 문학동네 | 2002-05-07 | 원제 Je m'en vais 1999년 프랑스 공쿠르상 수상작이다. “공쿠르 상 발표를 6일이나 앞당겨버릴 만큼 ‘주제의 독창성과 풍부한 유머 감각’(선정 이유)이 뛰어난 소설“이라고 소개되어 있는데, 과연 그 이유로 발표를 앞당겨버린 걸까? 애매한 홍보 문구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어쨌거나 프랑스 사람들이 좋아하는 소설이 우리의 취향과 다른 것은 분명하다. 소설은 주인공이 집을 떠나는 것으로 시작한다. “난 가야겠어, 이 집을 떠난다구. 당신에게 모든 걸 단 남겨두고 떠나겠어. 페레가 말했다.”(p.5) 그렇게 부인을 두고 집을 떠난 주인공 페레는 다른 여자의 집에 며칠 머무르다 그마저도 얼마 견디지 못.. 2014. 6. 5.
갈레 씨, 홀로 죽다 갈레 씨, 홀로 죽다 l 매그레 시리즈 2 조르주 심농 (지은이) | 임호경 (옮긴이) | 열린책들 | 2011-05-20 | 원제 Monsieur Gallet, de'ce'de' (1931년) 때는 1930년 6월 말. 프랑스의 지방 도시 상세르의 한 호텔에서 중년 남성이 죽은 채 발견된다. 그의 이름은 에밀 갈레이고 직업은 방문 판매 사원, 주소지는 파리에서 35킬로미터 떨어진 마을 생파르조다. 우리의 매그레 반장은 여름 휴가철 찌는 더위 속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완행열차를 타고, 직접 갈레 씨의 부인에게 남편의 죽음을 알리러 간다. 품위 있고 단정한 차림의 부인은 남편의 죽음을 믿을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당황하지 않고 흐트러짐 없는 모습으로 갈레를 따라 나선다. 부검 결과, 총상으로 왼쪽 뺨이 .. 2014. 5.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