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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소설

살인자의 기억법

by mariannne 2015. 12. 25.


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지은이) | 문학동네 | 2013-07-24  


이제 일흔이 된 한 남자가 있다. 열여섯에, 술만 마시면 가족을 두들겨 패는 아버지를 죽인 후, 마흔 다섯이 될 때까지 수십 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이다. 사람을 죽이는 것을 멈춘 지 이제 이십 오년이다. 그동안은 수의사로 살았고, 지금은 문화센터에서 시 강좌를 듣는 것 말고는 별다른 일이 없다. 이제는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기 때문에 매일의 일을 기록한다. 그것이 그의 기억법이다. 


마지막으로 살해한 어떤 여자의 어린 딸을 데리고 와서 친딸처럼 키웠고, 이제 그 딸은 결혼할 나이가 되었다. 누군가 딸 은희를 죽이려 하는 것 같아 불안하기만 하다. 기억은 자꾸 끊기고,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은 온통 의심이고, 의문이다. 


이 책을 읽은 적이 없는데, 처음부터 결말을 알 수 있었다. 기시감이다. 어디서 본걸까? 장편소설이지만 길지 않고, 짧게 끊겨 있는 글이라, 잘 읽힌다. 



책 속 구절: 


죽음은 두렵지 않다. 망각도 막을 수 없다. 모든 것을 잊어버린 나는 지금의 내가 아닐 것이다. 지금의 나를 기억하지 못한다면 내세가 있다 한들 그게 어떻게 나일 수 있으랴. 그러므로 상관하지 않는다. 요즘 내가 마음에 두는 것은 딱 하나뿐이다. 은희가 살해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내 모든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이 생의 업, 그리고 연.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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