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하오 미스터 빈

니하오 미스터 빈

하 진 (지은이) | 왕은철 (옮긴이) | 현대문학 | 2007-05-15 

원제 In the Pond (2003년) 

하 진은 중국에서 태어나, 성인이 되어 미국으로 유학을 가고, 서른이 넘어 모국어 대신 영어로 소설을 쓰기 시작한 작가다. 그는 톈안먼 사건(천안문 사태)이 일어나는 것을 보며 고국으로 돌아가기를 포기하고 미국에서 살아간다. 그의 작품은 “전미 도서상” “플래너리 오코너상” “윌리엄 포크너상” 등을 받았고, ‘이례적인 작가’로 칭송 받고 있다.  

"니하오 미스터 빈"은 장편소설이지만 그리 길지 않고, 내용이 재미있어 빨리 읽을 수 있다. 사건은 공장에서 일하는 샤오 빈이 새 아파트 당첨에서 떨어지면서 시작된다. 좁은 방에서 아내, 두살 배기 아이와 사는 빈에게는 당분간 넓은 집으로 이사갈 희망이 없어졌다. 화가 난 그는 아파트 당첨 비리를 풍자하는 내용의 그림을 그려 '권력자의 가족은 행복하다'는 제목을 붙인 후 지역신문사에 보낸다. 

샤오 빈은 정식교육을 8년밖에 받지 않았지만, 책을 많이 읽었고, 글과 그림에 재능이 있었다. 독학으로 그림, 서예, 금석학, 시를 익혀 공장에서는 유일하게 필체가 뛰어나고 그림까지 잘 그릴 수 있는 예술가인 것이다. 공장 간부인 리우와 마는 처음에 그를 우습게 여기고 '정신이 이상하다'며 놀렸고, 사사건건 그의 일을 방해했다. 빈은 굴하지 않고 더 높은 권력자에게 편지를 쓰고, 언론사에 기고를 하고, 공장을 떠날 준비를 한다. 서른이 넘은 나이지만 대학시험에 응시해 '입학 허가서'도 받아낸다. 

리우와 마는 빈이 공장을 떠나지 못하도록 괴롭혔고, 빈은 계속해서 탈출구를 찾는다. 일이 점점 커져 샤오 빈은 이제 노동자와 예술가를 넘어 '정치적 활동가'로 보일 정도다. 샤오 빈이 권력자와 맞서고는 있지만, 그가 원래 정의로운 사람은 아니다. 아파트 당첨에 떨어지지만 않았어도 그렇게 존재를 드러내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거만하고, 고집이 세고, 화를 참지 못하는 단점이 있었다. 이제 샤오 빈은 어떻게 되는 걸까? 

번역 제목을 왜 "니하오 미스터 빈"으로 했는지, 알 수가 없다. 어쨌든 빈 씨가 안녕해서 그런건가. 

나중에 궁금할까 봐 적어놓는 결말 

샤오 빈이 계속 문제를 키우자, 리우와 마보다 높은 자리의 양 서기가 그를 달래기로 결심한다. 화해의 손길을 내밀며 빈을 승진시키고, 그에게 맞는 '선전'활동 업무를 주기로 한다. 하지만, 아내는 그 소식에 기뻐하지 않았다. 어쨌거나 빈이 휘파람을 불며 새 직장으로 출근을 하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책 속 구절: 

"왜 그래?" 그가 물었다. 

"당신은 자기밖에 생각할 줄 몰라요. 우리는 안중에도 없다고요."

"그게 무슨 말이야" 

"당신은 진급하는 것밖에 몰라요. 우리는 어디에 살아야 하죠? 이 방에서 계속 살아야 하나요?" 메이란은 남편의 손을 뿌리치고 행주를 집고 다시 나갔다. 

그녀의 말을 듣고 빈은 할 말을 잃었다. 그의 머리가 절반의 성공에 돌아버린 게 틀림없었다. 도대체 어째서 아파트 문제에 대해 아무 요구도 하지 않았을까? 그는 그들이 그렇게 쉽게 그를 매수하도록 해서는 안 되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p.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