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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소설47

비곗덩어리 비곗덩어리 기 드 모파상 저 | 책읽는고양이 믿고 보는 모파상의 단편 소설. 미국에 오헨리, 러시아에 체홉이 있다면 프랑스엔 모파상이 있다. 모두 유머와 풍자, 반전 매력의 소설을 남긴 작가들이다. 제목만으로 내용을 짐작하기 어려운 이 작품은, 19세기 보불전쟁 당시를 배경을 한 중단편 소설이다. 모파상의 외삼촌은 플로베르와 친구였고, 모파상은 플로베르로부터 문학 지도를 받으며 그를 통해 에밀 졸라를 소개 받아 친분을 쌓았다. 졸라와 모파상 등 다섯 명의 작가가 모여 1880년에 "메당의 저녁(Les Soirées de Medan)"이라는 소설집을 냈는데, "비곗덩어리"는 그 책에 실린 소설이고, 모파상의 데뷔 작품이기도 하다. 프로이센군에 점령된 프랑스 루앙(Rouen) 지방에서 10명의 사람들이 마차.. 2023. 3. 30.
모스크바에서의 오해 모스크바에서의 오해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은이) | 최정수 (옮긴이) | 부키 | 2016-09-09 | 원제 Malentendu À Moscou (2013년) 시몬 드 보부아르가 50대 후반인 1966년에서 1967년 사이에 집필한 이 중편소설은 작가 생전에 발표되지 않았다가, 1992년에야 잡지 지면에 소개되었고, 2013년에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우리나라에는 그보다 몇 년 후인 2016년에 책으로 나왔다. 1962년부터 1966년까지 사르트르와 함께 소련을 여러 차례 방문한 후 쓴 소설이라, 당시의 경험이 반영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은퇴한 60대 부부 앙드레와 니콜은 앙드레와 전처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 마샤를 만나기 위해 모스크바에 간다. 이미 3년 전에 방문한 적이 있고, 다시 여행 삼아 가.. 2016. 9. 16.
솔로몬 왕의 고뇌 솔로몬 왕의 고뇌 에밀 아자르 (지은이) | 김남주 (옮긴이) | 마음산책 | 2012-06-10 | 원제 L'angoisse du roi Salomon (1979년) 수리공이면서 택시 운전사인 젊은이 장. "외모는 험상궂어도 눈빛만은 온기와 편안함을 지닌 사람이 되고 싶"(p.21)은 그는 어느 날 한 노인을 태운다. 멋진 콧수염과 하얀 턱수염을 가진, 무척 품위 있는 사람으로 보이는 여든네 살의 솔로몬 루빈스타인이다. 한때 '기성복의 제왕'으로 이름을 날리며 큰 돈을 벌게 된 솔로몬은 은퇴 후 소일 삼아 자선사업을 하고 있다. 전화로 상담을 해 주는 '봉사의 구조회'라는 협회에 자신의 아파트 일부를 내주고, 나이 많은 노인들을 따로 돌보는 것이다. 솔로몬은 장에게 자신의 일을 도와줄 것을 제안한다. .. 2016. 7. 3.
신원 미상 여자 신원 미상 여자 파트릭 모디아노 (지은이) | 조용희 (옮긴이) | 문학동네 2003-12-09 | 원제 Des inconnues (1999년) "신원 미상 여자"라니...... 다른 제목으로 할 순 없었을까? 프랑스 작가 파트릭 모디아노의 이 소설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고향을 떠나 도시에서 머물게 된 각기 다른 세 여자의 삶을 이야기한다. 타이피스트로 몇 개월 일하면서 저축한 돈으로 열여덟에 처음으로 프랑스를 떠나 스페인으로 바캉스를 떠난 첫 번째 여자. 고향으로 돌아온 후, 의류회사에서 모델을 구한다는 얘기를 듣고 응시했다 거절당하고 무작정 파리로 간다. 바캉스 때 잠깐 만난 여자의 도움으로 파리의 아파트에 살며 한 남자를 소개받는데, 그 남자의 정체는 모호하기만 하다. 어느날 갑자기 남자가 사라지.. 2016. 4. 30.
책방 주인 책방 주인 :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책방에서 자신이 읽어본 책만 파는 레지 드 사 모레이라 (지은이) | 이희정 (옮긴이) | 예담2014-03-07 | 원제 Le Libraire "밤낮으로, 1년 365일, 일주일 내내, 24시간 동안, 쉼 없이 열려 있"(p.30)는 책방 이야기다. 책방 주인은 손님이 오면 잠에서 깨고, 마지막 손님이 다녀간 뒤 잠을 자고, 손님이 한 명 올 때마다 허브 차를 한 잔 마시며, '쓰레기 같은 책은 절대 팔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어, 그걸 지키기 위해 서가에 있는 책들을 틈날 때마다 읽고 있다. 보통 책방이 아니다. 들고 나는 손님들도 그렇지만, 주인이 손님과 나누는 대화를 보면 어느 쪽이든 정상은 아니다. 선문답같은 대화와 장면이 이어진다. 책방 주인은 하.. 2016. 4. 24.
낮잠형 인간 낮잠형 인간 로맹 모네리 (지은이) | 양진성 (옮긴이) | 문학테라피 | 2014-07-08 프랑스의 88만 원 세대 이야기인가? 뭐 그 비슷한 암울한 상황의 젊은이 이야기를 아주 재미있게 쓴 소설이다. 석사학위까지 갖고 있지만 '게으름뱅이에 둔하고, 스물여덟 나이에도 부모와 함께 사는 것에 전혀 개의치 않는'(p.9) 주인공 아무개 씨. "생활비는 벌어야 할 거 아냐!"라는 말을 듣고 집에서 쫓겨나 갈 곳이 없자 파리에서 살고 있는 대학 친구 스테파니의 '공동 거주'에 합류한다. 비슷한 처지의 '브뤼노'와 거실에서 칸막이를 쳐놓고 지내다가 방송국 수습직 일자리를 얻지만, 간부의 은밀한 '동성애' 유혹에 일을 그만두고, RMI(우리나라의 실업수당같은, 소득 없는 사람에게 프랑스 정부에서 주는 수당이다).. 2016. 4. 16.
단순한 열정 단순한 열정 아니 에르노 (지은이) | 최정수 (옮긴이) | 문학동네 | 2012-11-07 원제 Passion Simple (1991년) 누군가 주인공에게,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고 말해줘야만 할 것 같은, 한 남자에 빠져 있는 여자 이야기다. 짧은 소설이다. 이 책을 쓴 아니 에르노는 "직접 체험하지 않은 허구는 쓰지 않는다"는 작가다. 이 소설을 쓸 때 사랑한 외국인 유부남은 얼마 되지 않아 그녀를 떠났다. 1940년에 태어났으니, 이 책을 출간할 1991년에 아니 에르노는 이미 쉰을 넘긴 나이다. 출가한 아이들이 있는 여자의 열정이라니. 그 남자에게 전화가 오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아무 생각도 할 수 없는 사랑이었고, 그 남자가 떠나간 후에는 차라리 죽어버렸으면 할 정도의 상.. 2015. 1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