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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소설

책방 주인

by mariannne 2016. 4. 24.


책방 주인 :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책방에서 자신이 읽어본 책만 파는  

레지 드 사 모레이라 (지은이) | 이희정 (옮긴이) | 예담

2014-03-07 | 원제 Le Libraire  


"밤낮으로, 1년 365일, 일주일 내내, 24시간 동안, 쉼 없이 열려 있"(p.30)는 책방 이야기다. 책방 주인은 손님이 오면 잠에서 깨고, 마지막 손님이 다녀간 뒤 잠을 자고, 손님이 한 명 올 때마다 허브 차를 한 잔 마시며, '쓰레기 같은 책은 절대 팔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어, 그걸 지키기 위해 서가에 있는 책들을 틈날 때마다 읽고 있다. 보통 책방이 아니다. 들고 나는 손님들도 그렇지만, 주인이 손님과 나누는 대화를 보면 어느 쪽이든 정상은 아니다. 선문답같은 대화와 장면이 이어진다. 


책방 주인은 하루에 한 번씩 깊은 슬픔에 빠져, 슬픔이 무릎과 허리, 어깨까지 올라오고, 얼굴까지 집어삼키기도 한다. 엉엉 울다가, 시간이 지나 슬픔이 사그라들면 욕실에 가서 세수를 하고 거울을 들여다본다. 왜 그렇게 슬퍼하는걸까?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는 세 여자가 나오는데, 절망에 빠져 있는지, 저마다 배의 구석에 앉아 "이대로 가라앉을 수만 있다면......"하고 바라고 있다. 책방 주인이 전에 사랑한 세 여자들일 것이다. 무엇 때문인지 몰라도 이미 슬픔에 빠진,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다. 


"책방 주인"에서 언급된 책은, "운명론자 자크와 그의 주인" "안나 카레니나" "마담 보바리", 그리고 마르셀 푸르스트의 책(물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일 것)이다. 저자가 특별히 관심 있어서 쓴 것일테니, 찾아서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이 책은 프랑스에서는 2004년에 출간된 것이다. 아직 우리나라에 번역본으로 나오지 않은 저자의 책이 다섯 권 더 있다. Pas de temps à perdre(2000), Zéro tués(2002), Trois livres bleus(2008), Mari et femme(2008), La vie(2012). 





레지 드 사 모레이라의 최근작 "La vie"에 대한 인터뷰. 

영어가 아니고 프랑스어로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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