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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소설

낮잠형 인간

by mariannne 2016. 4. 16.



낮잠형 인간   

로맹 모네리 (지은이) | 양진성 (옮긴이) | 문학테라피 | 2014-07-08  



프랑스의 88만 원 세대 이야기인가? 뭐 그 비슷한 암울한 상황의 젊은이 이야기를 아주 재미있게 쓴 소설이다. 석사학위까지 갖고 있지만 '게으름뱅이에 둔하고, 스물여덟 나이에도 부모와 함께 사는 것에 전혀 개의치 않는'(p.9) 주인공 아무개 씨. "생활비는 벌어야 할 거 아냐!"라는 말을 듣고 집에서 쫓겨나 갈 곳이 없자 파리에서 살고 있는 대학 친구 스테파니의 '공동 거주'에 합류한다. 비슷한 처지의 '브뤼노'와 거실에서 칸막이를 쳐놓고 지내다가 방송국 수습직 일자리를 얻지만, 간부의 은밀한 '동성애' 유혹에 일을 그만두고, RMI(우리나라의 실업수당같은, 소득 없는 사람에게 프랑스 정부에서 주는 수당이다)를 받으며 몇 개월을 지낸다. 나라에서 돈을 받으며 거실 한쪽에서 16시간을 자는 게 그야말로 천국처럼 느껴졌지만, 공동거주의 안락함이 깨지면서 집을 얻어 나가야하는 처지가 된다. 그래서 구한 일이 '파리 모터쇼 안내요원'이다. 의외로 일이 잘 맞아 실적을 내지만, 우리의 아무개 씨는 차를 팔다 마음에 드는 한 여자를 눈 앞에서 놓쳐버리자 과연 무엇때문에 일을 하는 것인지 자문하게 된다. 

오래간만에 만난 차진 번역에 감탄했다. 원작도 재미있겠지만, 번역이 자연스러워 더 좋았다. 

 

책 속 구절: 

[...] 지난 2년의 세월이 스치듯 지나갔다. 졸업을 했고, 공동생활을 시작했고, 우울증 비슷한 것도 겪었다. 수습사원 노릇도 했고 실업수당으로 연명하기도 했으며 마침내 월급쟁이가 되었다. 이 모든 경험에서 내가 얻은 것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지만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p.245~246)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Libre et assoupi"의 예고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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