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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11

Double 더블 Double 더블: side A, side B 박민규 저 | 창비 소설가 박민규의 단편집이다. 추억의 LP판을 모티브로 하여 두 권을 세트로 출간하면서 1권, 2권이나 상, 하가 아니라 sideA, sideB로 이름붙였다. 크기는 보통의 책 크기지만, 특이하게 정사각형의 판형으로 제작했다. 그것 말고는 그냥 보통의 단편집이다(책에서 노래가 튀어나오는 것도 아니고!).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의 작가 박민규가 "카스테라" 이후 발표한 작품들을 모은것이고, 작가의 유우머와 재치, 기발한 SF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단편집이다. 박민규의 팬이라면 뭐 당연히 읽어야 할 것이고. - 이렇게 오랜만에 나오셨다니! 이번 작품집에서는, 직장생활만 열심히 하다가 쓸쓸해져버린 중년 남자, 또는 은퇴 이후 황혼의 유감.. 2011. 12. 6.
A MAN WITH A SUIT A MAN WITH A SUIT (월간 GQ 코리아 2011년 3월호 부록) GQ 코리아 창간 10주년 기념호 부록으로 이제하, 김원우, 성석제, 은희경, 정영문, 김영하, 박민규, 백가흠, 백영옥, 김사과 등 작가 열 명이 '수트(SUIT)'를 주제로 쓴 단편을 모아 낸 소설집이다. GQ에서 제시한 주제는, 남성 매거진의 특성을 잘 반영한 그럴듯한 선택이었고, 이충걸 편집장은 '남자가 성장 단계에 따라 옷을 입는 것은 분명 그들 일생의 결정적인 순간을 은유'한다고 하면서, 이들 소설가들이 '개별적인 남자 옷의 추억 속에서 뜯겨져 나간 올들을 새로 창작했'다는, 소설가보다 더 근사한 멘트를 남겼다.수트는 어른의 옷이고, 밥벌이로 힘든 남자의 생활의 무게가 실린 옷이며, 온갖 풍파를 겪은 삶의 진중함을 담.. 2011. 3. 22.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지음 | 예담) 이 작품은 인터넷 서점 YES24에 연재 후 출간된 '인터넷 소설'이다. 박민규 소설이라면 무조건 읽기 때문에, 몇 번이나 차분하게 읽어보려고 시도했지만 모니터에서는 왠지 읽히지 않아 책이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종이책을 손에 들고 읽다보니, 그게 단지 '모니터'로 봤기 때문만은 아니었다는 걸 알았다. 바로 '작가 박민규'에게 기대하는 '유우머'가 없기 때문이었다. '박민규 치고는' 너무 진지하고, 템포가 느린, 그런 소설이다. 표지는 벨라스케스의 '시녀들Les Ménines'이고, 소설 제목은 작곡가 모리스 라벨의 작품("Pavane pour une Infante defunte")과 같다. 얘기할 거리가 많은 소설이고, 거기에는 주인공이 '믿기지 않을 만.. 2009. 8. 23.
달로 간 코미디언 : 2007 황순원 문학상 수상작품집 달로 간 코미디언 : 2007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 (김연수 등저 | 중앙북스) "소나기"의 작가 황순원 선생을 기리기 위한 황순원문학상은 전년도 7월부터 해당해 6월까지 문예지에 발표된 단편 및 중편을 심사 대상으로 하며, 중앙일보 창간기념일인 9월 22일을 전후하여 수상작을 발표한다. 소설가 이상(李箱)을 기리는 이상문학상은 어떤가. 매년 1월부터 12월까지의 발표작 중에서 후보작을 선정하여 이듬해 1월 대상을 발표하는 게 좀 다르다. 시기는 분명히 다른데, 수상작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후보작들이 겹칠 수도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두 문학상 모두 손꼽아 기다리는 것은 아니지만, 때가 되면 나와줘서 반갑고 수상작이 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다른 작가의 작품을 읽을 수 있으며, 한창 활동.. 2007. 10. 3.
핑퐁 PingPong 핑퐁 PingPong (박민규 저 | 창비) 사람들은 ‘핑퐁’이라는 이 책의 제목에서, 이 책이 탁구에 관한 위대한 기록임을 짐작할 수 있을까. 나는 생각하지 못했다. ‘핑퐁’이 탁구에 관한 얘기건 어쨌건 간에 박민규의 신작이 나왔다는 소식에 온라인 주문 후 배송도 기다릴 수 없어 그냥 인근 서점에서 샀다. 읽어보니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야구”에서의 ‘야구’처럼 생뚱맞은 ‘탁구’ 얘기같기도 하고, 후루야의 “시가테라”나 “두더지”를 연상시키는 우울한 왕따 이야기이기도 하다. 어쨌든 이전 소설처럼 재미있고, 또 황당하다. 굳이 따지자면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보다는 “지구영웅전설”에 가깝고. 너무 맞아서 두개골에 금이 간 적도 있는 ‘못’과, 세트로 왕따를 당하는 ‘모아이’는 맞다 지쳐 휴식하.. 2006. 9. 24.
언니의 폐경 : 2005 황순원 문학상 수상작품집 언니의 폐경 : 2005 황순원 문학상 수상작품집 (김훈 외 지음 ㅣ 문예중앙) “2005년 대한민국 최고의 소설!”이라는, 느낌표까지 붙은 카피가 좀 경박스럽게 느껴지긴 했지만, 수상작과 최종 후보작 리스트에 있는 작가들의 이름을 보니 뭐 그리 틀린 말도 아닌 것 같다. 이상 문학상과 뭐가 다른 지 모르겠지만, 어찌됐건, 컴필레이션 음반 같은 즐거움을 주는 단품집이 자꾸 나와주니 고맙기만 하다. 김훈, 성석제, 윤대녕, 은희경, 하성란, 박민규, 김연수, 구효서 같은 작가의 작품을 한꺼번에 읽을 수 있다니 말이다. 작년 이상문학상 대상작인 “화장”을 읽고 난 후, ‘역시 연륜… 작가는 경험이 많아야 한다, 상상력도 중요하겠지만, 남 얘기를 하자면 글을 쓰는 손이 불편할 것’이라며 주절주절 글을 남겼는데.. 2005. 12. 31.
지구영웅전설 지구영웅전설 (박민규 지음 ㅣ 문학동네)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의 작가 박민규의 초기작이다. 이 책을 먼저 읽는다면, “뭐 이래?”라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지만, “삼미슈퍼스타즈…”와 단편집 “카스테라”를 먼저 읽은 독자라면 “역시”라는 감탄사가 나올 것 같다.“지구영웅전설”은 장정일의 “너에게 나를 보낸다” 이상으로 기발하고, 다카하시 겐이치로의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야구”만큼이나 혼란스럽기 때문에 사전 정보 없이 이 책을 읽는다면 그 재기발랄한 신선함에 푹 빠져들거나, 유치한 상상력에 실망하여 책을 던지거나 둘 중 하나일 것 같다. “미국의 세계지배전략”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같은 등장인물을 통해 한없이 가볍게 ‘승화’시켰다는 평이 일반적인데, 파장이 커졌을 경우(.. 2005. 1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