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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소설

달로 간 코미디언 : 2007 황순원 문학상 수상작품집

by mariannne 2007. 10. 3.

달로 간 코미디언 : 2007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

(김연수 등저 | 중앙북스)
 
"소나기"의 작가 황순원 선생을 기리기 위한 황순원문학상은 전년도 7월부터 해당해 6월까지 문예지에 발표된 단편 및 중편을 심사 대상으로 하며, 중앙일보 창간기념일인 9월 22일을 전후하여 수상작을 발표한다. 소설가 이상(李箱)을 기리는 이상문학상은 어떤가. 매년 1월부터 12월까지의 발표작 중에서 후보작을 선정하여 이듬해 1월 대상을 발표하는 게 좀 다르다. 시기는 분명히 다른데, 수상작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후보작들이 겹칠 수도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두 문학상 모두 손꼽아 기다리는 것은 아니지만, 때가 되면 나와줘서 반갑고 수상작이 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다른 작가의 작품을 읽을 수 있으며, 한창 활동중인 젊은 작가들의 단편을 두루 섭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즐거운데, 올해 황순원문학상은 웬일인지 좀 시시하다. 총 10편의 작품 중에서 김연수, 윤성희, 권여선, 박가흠, 김애란, 은희경, 박민규의 작품을 읽었고, 그 중 특별히 마음에 드는 게 없는 것이다! 기대했던 박민규의 작품은 도통 무슨 소린지 알 수가 없고, 은희경은 좀 생경하며, 나머지 작품들은 구태의연했다. 뭐 꼭 그런 이유라서 그런 건 아니지만 특별히 매력적인 작품을 발견하지 못해 좀 아쉽다. 문학상 수상작품집이니만큼 괜찮은 작품들임에도 불구하고.
 
책 속 구절 :

...어머니는 양손에 현금을 쥔 채 논둑길을 달려가다 넘어져 흙투성이로 돌아왔다. 아버지의 여자가 새초롬한 표정으로 바나나우유를 빨고 있을 즈음, 어머니의 판돈은 계속 올라 '쩜 500'까지 치솟아 있었다. 어쨌든 그 와중에서도 어머니가 거르지 않는 게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밥을 짓는 일이었다. 나는 그게 좀 이상했다. 장사야 그렇다 쳐도, 어떻게 바람난 아버지를 위해 갈치를 굽고, 가지를 무치고, 붕어를 지질 수 있는지. 그것도 모두 아버지가 좋아하는 음식으로만 말이다. 그것은 어머니가 엉겁결에 찾아낸 떳떳함 같은 것인지도 몰랐다. 혹은 나 때문이었는지도. 아니면 뭐든 먹고 봐야 해서였는지도 몰랐다. - 김애란, '칼자국' 中에서 (p.105~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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