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영웅전설 (박민규 지음 ㅣ 문학동네)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의 작가 박민규의 초기작이다. 이 책을 먼저 읽는다면, “뭐 이래?”라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지만, “삼미슈퍼스타즈…”와 단편집 “카스테라”를 먼저 읽은 독자라면 “역시”라는 감탄사가 나올 것 같다.
“지구영웅전설”은 장정일의 “너에게 나를 보낸다” 이상으로 기발하고, 다카하시 겐이치로의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야구”만큼이나 혼란스럽기 때문에 사전 정보 없이 이 책을 읽는다면 그 재기발랄한 신선함에 푹 빠져들거나, 유치한 상상력에 실망하여 책을 던지거나 둘 중 하나일 것 같다. “미국의 세계지배전략”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같은 등장인물을 통해 한없이 가볍게 ‘승화’시켰다는 평이 일반적인데, 파장이 커졌을 경우(그럴리야 없겠지만) 작가를 추궁하면 “농담인데 뭘 그래?”라고 비웃을것만 같다. 역시나 즐거운 소설. 본인은 싫겠지만, 박민규가 10명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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