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소설

지구영웅전설

by mariannne 2005. 12. 1.


지구영웅전설
(박민규 지음 ㅣ 문학동네)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의 작가 박민규의 초기작이다. 이 책을 먼저 읽는다면, “뭐 이래?”라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지만, “삼미슈퍼스타즈…”와 단편집 “카스테라”를 먼저 읽은 독자라면 “역시”라는 감탄사가 나올 것 같다.

“지구영웅전설”은 장정일의 “너에게 나를 보낸다” 이상으로 기발하고, 다카하시 겐이치로의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야구”만큼이나 혼란스럽기 때문에 사전 정보 없이 이 책을 읽는다면 그 재기발랄한 신선함에 푹 빠져들거나, 유치한 상상력에 실망하여 책을 던지거나 둘 중 하나일 것 같다. “미국의 세계지배전략”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같은 등장인물을 통해 한없이 가볍게 ‘승화’시켰다는 평이 일반적인데, 파장이 커졌을 경우(그럴리야 없겠지만) 작가를 추궁하면 “농담인데 뭘 그래?”라고 비웃을것만 같다. 역시나 즐거운 소설. 본인은 싫겠지만, 박민규가 10명이면 좋겠다.


'[리뷰]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언니의 폐경 : 2005 황순원 문학상 수상작품집  (0) 2005.12.31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0) 2005.12.15
모래의 여자  (0) 2005.11.24
앙테크리스타  (0) 2005.09.09
어둠의 저편  (0) 2005.08.2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