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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11

카스테라 카스테라 (박민규 저 | 문학동네) 드디어 박민규의 단편집이 나왔다. 일 년에 한 권 씩만 나와주세요. 이런 책이 매월 나온다면 무척 곤란합니다. 읽고 싶은데 읽을 시간이 없어 괴롭고, 이 책을 읽느라 다른 책을 못 읽게 될 테니까.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도 좋아하게 될 것이다. 슬픔과 곤혹을 유우머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놀라운 재치와 카프카의 “변신”에 견줄만한 상상력. 그의 글을 읽으며 몇 번이나 웃었는지 모른다. 모든 단편이 다 좋지만, 그 중에서도 “카스테라”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갑을고시원 체류기”가 재밌다. 2005. 6. 26.
2005 이상문학상 작품집 - 몽고반점 몽고반점 : 2005년 제29회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집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29 (한강 등저 | 문학사상사) 이상문학상은 중, 단편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일년에 딱 한 권, 이 책만 읽어도, 아니 이 중 한 편만 골라 읽어도 한국현대(현재!)문학의 분위기를 알 수 있어, 소설 따위는 읽을 시간이 없는 바쁜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이상문학상 작품집"보다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들이 더 좋긴하지만 매번 그런 것은 아니라서 가급적 둘 다 읽으려고 한다. 올해는 대상 수상작 한 편과 우수상 수상작 여섯 편이 선정됐다. 그 중 대상인 한강의 “몽고반점”과 우수상 중 윤영수의 “내 여자친구의 귀여운 연애”, 이만교(결혼은 미친짓이다, 의 작가)의 “표정 관리 주식회사”, 박민규(삼미슈퍼스타즈의.. 2005. 2. 20.
화장 : 2004년 제28회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집 화장 : 2004년 제28회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집 (김훈 저 | 문학사상사)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지만, 이상문학상 대상 작품은 대개 점잖은 편에 속한다. 진지하고, 깊고, 묵직하며 약간은 차가운 느낌이다. 최근에는 최수철, 최윤, 윤후명, 은희경의 작품이 그랬고, 권지예의 “뱀장어 스튜”가 좀 달랐다. 28회에 빛나는 이상문학상 작품을 모두 읽은 건 아니지만, 읽을 때마다 늘 안심이 된다. “뭐 괜찮은 소설 없을까?”라고 묻는, 늘 시간에 쫓기는 사람에게는, 일 년에 한 권, 이 책을 꼭꼭 읽어볼 것을 추천하기도 한다. 올해 대상 수상작인 “화장”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작가는 경험이 많아야겠구나, 하는 거다. SF작가가 미래를 살아본 적이 있냐며 반문해도 역시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상상력도 한 몫.. 2004. 2. 7.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저 | 한겨레신문사) 왜 이런 엄청난 제목을 보고도 그냥 지나쳤던가. 게다가 한겨레 문학상이라는데. 이렇게 독자 리뷰에 후한 점수를 받은 책도 드문데 말이다. 이틀동안 이 책을 읽으면서 스무 번 이상을 소리 내서 웃었다. 그의 탁월한 유우머 감각에 넋을 빼았겼다. 문장력이 좋아, 농담을 섞어도 하나도 어색한 곳이 없는데다가, 주제 의식까지 명확하고, 미처 깨닫지 못한 ‘프로’에 대한 강박관념까지 조목조목 파헤쳐놓았다. 성석제, 혹은 이만교, 또는 김영하, 아니면 페이퍼 정유희의 재치를 닮았다. 아니 이 모두를 합쳐 놓은 듯 하다. 그 중 재미로 치자면 1등을 주고 싶다. 아무튼 재밌는 소설. 2003. 1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