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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소설

비곗덩어리

by mariannne 2023. 3. 30.

비곗덩어리
기 드 모파상 저 | 책읽는고양이 

믿고 보는 모파상의 단편 소설. 미국에 오헨리, 러시아에 체홉이 있다면 프랑스엔 모파상이 있다. 모두 유머와 풍자, 반전 매력의 소설을 남긴 작가들이다.

제목만으로 내용을 짐작하기 어려운 이 작품은, 19세기 보불전쟁 당시를 배경을 한 중단편 소설이다. 모파상의 외삼촌은 플로베르와 친구였고, 모파상은 플로베르로부터 문학 지도를 받으며 그를 통해 에밀 졸라를 소개 받아 친분을 쌓았다. 졸라와 모파상 등 다섯 명의 작가가 모여 1880년에 "메당의 저녁(Les Soirées de Medan)"이라는 소설집을 냈는데, "비곗덩어리"는 그 책에 실린 소설이고, 모파상의 데뷔 작품이기도 하다. 

프로이센군에 점령된 프랑스 루앙(Rouen) 지방에서 10명의 사람들이 마차를 빌려 르아브르(Le Havre)로 가기로 한다. 전쟁을 피해 여차하면 영국으로 떠나려는 사람들이다. 마차에 탄 사람들은 상인 부부, 귀족 부부, 퇴역장교 부부, 혁명가, 수녀 두 명과 '비곗덩어리'라는 별명을 가진 살찐 매춘부 엘리자베트 루세다. 점심을 토트라는 곳에서 먹을 예정이었지만, 마차는 오후 늦게까지 그 곳에 도착하지 못했고, 아무 것도 준비하지 않은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을 때, '비곗덩어리'는 자신이 먹으려고 준비한 여러 끼 분량의 음식-젤리에 절인 통닭, 거위간파이, 종달새파이, 훈제한 소 혀 한 덩어리, 과일, 과자, 빵, 포도주 등-을 사람들에게 나눠준다. 그녀는 충분히 여유 있게 살고 있었지만, 프로이센 군인에 대한 증오 때문에 집을 떠나기로 한 애국자였다. 

겉으로는 점잖게 보이는 승객들은, 처음에 엘리자베트를 경계했지만, 음식을 나눠먹으며 그녀에게 약간의 호감을 가진다. 그리고 밤에 토트 지방에 도착했고, 하룻밤을 보내는데, 다음날 마차는 다시 출발하지 못했다. 프로이센 장교가 엘리자베트에게 잠자리를 요구했고, 그녀가 거부했기 때문이다. 그녀가 장교의 말을 들어주지 않으면 이 10명의 사람들은 결코 떠나지 못할 상황이 되었다. 

이 소설은 인간의 추악하고 이기적인 본성을 풍자하고 있다. 다수를 위해 개인의 희생을 요구하는 무언의 폭력이 있었고, 희생자가 생겼다. 하지만 마차에 탄 사람들은 '어쩌란 말이오. 내 잘못도 아니잖아'라는 생각을 가진다. '비계덩어리' 엘리자베트의 흐느낌으로 소설은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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