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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함무라비
문유석 저 | 문학동네
<판사유감>과 <개인주의자 선언>을 쓴 문유석 판사의 첫 소설이다. 사실, '허구'를 표방했다는 점에서는 '소설'이지만, 소설로 읽히지는 않는다. 저자가 한겨레에 자신이 겪은 재판 사례를 연재하면서, 사생활의 침해가 있으니 대놓고 '이건 그냥 소설이다'라고 해서 보낸 글을 묶은 게 이 책이다.
초임 판사 박차오름을 주인공으로 해놓고, 그녀에게 자신을 투영한 저자의 의도가 들여다보인다. 불의를 보고 참지 못해 늘 튀는 행동으로 주목받는 주인공은, 출근 첫 날 지하철 성추행범을 붙잡아 화제가 되고, 초미니 스커트에 하이힐을 신고 다니면서 '미스 함무라비'라는 별명을 얻는다. 정의감과 의욕은 차고넘치지만, 의욕만큼의 뭔가를 실현할 수 없는 박차오름의 상황을 보면, 'AI 대체 직업' 중 우선순위로 거론되는 게 '판사'라는 직업이라는 걸 실감하게 된다.
이 책에 나오는 사례들은 주위에서 흔히 보는 것들이라 쉽게 잘 읽히고 좋긴한데, 다음에는 저자가 진짜 드라마틱한 법정 소설을 써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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