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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44

흑산 黑山 흑산 黑山 김훈 저 | 학고재 이것은 사람들이 태어나서, 먹고, 일하고, 세금을 내고,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자라는 것을 보고, 다투고, 화해하고, 믿고, 배신하고 ... 그렇게 살다 죽어가는 이야기다. 백성들은 굶주림에 시달리며 고향을 떠나고, 어떤 이들은 죽은 아이의 살을 먹으며 ‘죽여서 먹는 게 아니고, 죽어서 먹는다’고까지 하는데, 궁에서는 나라의 기강이 무너진다며 사학죄인을 잡아 족칠 생각에 여념이 없다. 불과 140여 년 전의 일이다. 사람의 목숨이 가볍고 하찮게 다루어지는 시절이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따로 없다. 흑산으로 유배된 정약전이 주인공인가, 모르겠다. 정약전에게는 위로 형 약현이 있고, 아래로는 동생 약종, 약용이 있었다. 형제 중 맏이인 약현에게는 명련이라는 딸이 있어, 황사.. 2012. 11. 28.
화차 화차 미야베 미유키 저/이영미 역 | 문학동네 400쪽이 넘는 소설을 한나절동안 읽으면서 지루한 줄을 몰랐다. 소문대로다. 영화를 보지 않았는데도 이선균(소설에서는 비중이 거의 없다)과 김민희의 얼굴이 계속 떠올랐지만, 그게 별로 방해가 되지는 않았다. 어느 날 휴직중인 혼마 형사를 찾아온 건 갑자기 사라져버린 약혼녀 세키네 쇼코를 찾아달라는 먼 친척 가즈야였다. 혼마 형사는 그녀를 찾아다니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을 해결해나가는데, 가즈야는 그녀의 비밀을 알자마자 화를 내며 다시는 혼마를 찾아오지 않는다. 세키네 쇼코는 사실 세키네 쇼코가 아니었고, 진짜 쇼코의 사연도 구구절절했지만, 가짜 쇼코 역시 파란만장한 일생을 보내다 가즈야를 만난 것이었다. 사회파 추리소설이라는 건 시대상을 잘 반영한 것이기.. 2012. 5.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