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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소설281

말하자면 좋은 사람 문학 >소설 >한국소설 >한국 단편소설 말하자면 좋은 사람 정이현 저 | 마음산책 | 2014년 04월 좋아하는 작가 정이현의 짧은 소설 11편을 모은 책이다. 단편 소설보다 더 짧은 소설. 어느 하나 예외 없이 잘 읽힌다. 작가는 나와 비슷한 나이이고, 같은 도시, 비슷한 지역에서 자랐다. 그래서인지 정이현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특이할 것도, 이해못 할 것도 없는 심성을 가졌다. 열 한 번의 이력서를 내고 모두 떨어진 뒤, 열 두 번째 지원한 회사에 '○○교육 가정방문 교사'로 취직한 다음,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필요한 교재비 150만 원을 먼저 내야 한다는 말을 듣고 회사를 그만둘지, 교재를 살지 생각하는 20대("견디다"), 늘상 휴대폰을 끼고 사는 아내가 뭘 하는지 궁금해 몰래 확인하니, 아내는.. 2023. 6. 4.
뉴욕 3부작 뉴욕 3부작 폴 오스터 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 원제 : The New York Trilogy 뉴욕 3부작은 의 세 편을 모아 놓은 소설집이다. 단숨에 읽으면 더 좋았을텐데, 2주에 걸쳐 읽는 바람에 앞서 읽은 소설의 내용을 떠올리려고 책장을 뒤적거려야했다. 대략의 줄거리는 단순하지만, 작품의 주인공들이 연관성을 갖기 때문에 이 사람이 그 사람인가? 그 사람이 이 사람인가? 추측하며 읽었다. 이 소설들은 1985년에서 1986년 사이에 씌여진 것으로, 폴 오스터 소설의 단골 주제인 '우연'이, 여기서 시작되는 모양이다. 세 편 중에서는 "유리의 도시"가 가장 안 읽혀서 끝까지 읽어야 하나 망설였는데, 결국에는 끝까지 읽었다. 마지막 작품인 "잠겨 있는 방"이 가장 좋았다. 몇 년 후에 처.. 2023. 5. 14.
심플 플랜 심플 플랜 스콧 스미스 저/조동섭 역 | 비채 | 2009년 03월 | 원제 : A Simple Plan (1993) 포털에서 맛보기 포스트에 낚여 정보를 찾기 시작했고, 무료 대여기간 찬스를 활용해 e-book으로 읽었다. 종이책으로는 540페이지, 상당한 분량이지만 순식간에 읽히는 소설이다. 몇 시간 동안 움직이지 않고 PC화면을 쳐다보니 한 편의 영화를 보고 있는듯 했는데, 실제로 1999년에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해피엔딩일거라 기대하진 않았지만, 생각보다 훨씬 더 비극적인 상황이 전개되고, 결국 나쁜 놈만 살아남은 셈인데, 그 인생이 또 그다지 불행하지도 않다. 죽은 사람들만 불쌍하게 되었다. 욕심이 더 큰 욕심을 부르고, 그 다음에는 화를 부른다는 진리를, 아주 길고 흥미진진하게 전개했다. 책 .. 2023. 5. 14.
미스 함무라비 소설 > 한국소설 > 한국 장편소설 미스 함무라비 문유석 저 | 문학동네 과 을 쓴 문유석 판사의 첫 소설이다. 사실, '허구'를 표방했다는 점에서는 '소설'이지만, 소설로 읽히지는 않는다. 저자가 한겨레에 자신이 겪은 재판 사례를 연재하면서, 사생활의 침해가 있으니 대놓고 '이건 그냥 소설이다'라고 해서 보낸 글을 묶은 게 이 책이다. 초임 판사 박차오름을 주인공으로 해놓고, 그녀에게 자신을 투영한 저자의 의도가 들여다보인다. 불의를 보고 참지 못해 늘 튀는 행동으로 주목받는 주인공은, 출근 첫 날 지하철 성추행범을 붙잡아 화제가 되고, 초미니 스커트에 하이힐을 신고 다니면서 '미스 함무라비'라는 별명을 얻는다. 정의감과 의욕은 차고넘치지만, 의욕만큼의 뭔가를 실현할 수 없는 박차오름의 상황을 보면, .. 2023. 3. 30.
비곗덩어리 비곗덩어리 기 드 모파상 저 | 책읽는고양이 믿고 보는 모파상의 단편 소설. 미국에 오헨리, 러시아에 체홉이 있다면 프랑스엔 모파상이 있다. 모두 유머와 풍자, 반전 매력의 소설을 남긴 작가들이다. 제목만으로 내용을 짐작하기 어려운 이 작품은, 19세기 보불전쟁 당시를 배경을 한 중단편 소설이다. 모파상의 외삼촌은 플로베르와 친구였고, 모파상은 플로베르로부터 문학 지도를 받으며 그를 통해 에밀 졸라를 소개 받아 친분을 쌓았다. 졸라와 모파상 등 다섯 명의 작가가 모여 1880년에 "메당의 저녁(Les Soirées de Medan)"이라는 소설집을 냈는데, "비곗덩어리"는 그 책에 실린 소설이고, 모파상의 데뷔 작품이기도 하다. 프로이센군에 점령된 프랑스 루앙(Rouen) 지방에서 10명의 사람들이 마차.. 2023. 3. 30.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 공지영 저 | 해냄 | 2017년 03월 베스트셀러 작가 공지영의 소설은 소재도, 문체도 무난하고 흥미로워 잘 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가 개인의 전사(戰士)적 기질, 뭔지 모를 거북함 때문에 꺼려지기도 하고. 이번 소설은 라디오 방송 광고에서 나오는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의 줄거리 때문에 궁금해서 읽게 됐다. 몇 달 전인 2017년 4월에 출간된 단편집이지만, 알고 보니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쓴 단편 중 다섯 편을 골라 낸 것이다. 그 중 세 편이 '작가 공지영' 자신이 주인공이다. 일부러 그런 걸 고른건지, 아니면 요즘 쓰는 단편들이 그런건지 모르겠다. * 나중에 생각나지 않을까봐 적어 놓는 줄거리 월춘장구(越春裝具) 작가 공지영의 이야기. 글을 쓰기 위해 강원도,.. 2023. 2. 6.
골든 슬럼버 골든 슬럼버 : 온 세상이 추격하는 한 남자 이사카 코타로 저 / 김소영 역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06월 500페이지가 넘지만, 역시나 빨리, 잘 읽히는 일본 소설이다. 그런 이유로 선물 받은 책이고. 일본 총리가 센다이에서 암살당하고, 한 남자가 용의자로 몰린다. 하지만 그 용의자는 실제로는 총리의 죽음과 아무 상관이 없는 평범한 젊은 남자다. 어떤 음모에 의해 그와 닮은 남자까지 등장하고, 그는 동기가 불분명한, 알리바이 없는 범인이 된다. 그럼에도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그를 도와주면서, 무사히 도주에 성공한다는 훈훈한 이야기. "인간의 최대 무기는 습관과 신뢰"라는 말을 기억에 남게 만든 소설이다. 케네디 암살을 모티브로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강동원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 2018년 .. 2023. 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