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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78

나오미와 가나코 나오미와 가나코 오쿠다 히데오 저 / 김해용 역 | 예담 | 2015년 05월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답게, 읽기 시작하자마자 바로 빠져들어 500페이지에 달하는 작품을 끝까지 단숨에 읽을 수 있을 만큼 재미있긴 한데, 이전에 알았던 오쿠다 히데오의 유머 감각 같은 건 없고, 누가 썼는지 구분이 안 되는 보통의 일본소설 같다. 나오미와 가나코는 대학 동창으로, 지방 출신에, 사투리를 쉽게 고치지 못해 도쿄에 대한 열등감을 느끼고 있다는 공통점 때문에 금세 친해졌다. 둘은 20대 후반으로, 나오미는 '당차고 딱 부러'지는 성격에, 미혼이며, 백화점에서 근무한다. 가나코는 '부드러운 데다가 조심스러운 편'이고, 대학 졸업 후 잠시 직장생활을 하다가 은행원과 결혼하며 전업주부가 되었다. 어느 날 가나코가 남편의 .. 2023. 1. 27.
여자 없는 남자들 여자 없는 남자들 무라카미 하루키 저/양윤옥 역 | 문학동네 | 원제 : 女のいない男たち 표제작 "여자 없는 남자들"을 포함해 지극히 하루키다운 7편의 단편 소설을 모아 놓은 책이다. 2014년에 출간된 것으로, "9년 만에 새롭게 태동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세계"라는 홍보 문구가 있지만, 사실 이전의 단편 소설과 비슷한 패턴, 비슷한 소재에 비슷한 등장인물이 나온다. 대부분의 주인공은 중년의 남자이고, 그의 주변에는 뭔가 기묘한 일이 일어나며, 그걸 딱히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식이다. 다음에 또 새로운 소설이 출간되면 읽을 것인가, 단편이나 에세이라면 그럴 것 같다. 나중에 생각나지 않을까봐 적어놓는 줄거리. 드라이브 마이 카 10여 년 전 암으로 아내를 잃은 중년의 연극 배.. 2022. 12. 29.
잠 무라카미 하루키 저/양윤옥 역 | 문학사상 무라카미 하루키가 1989년에 쓴 '조금 긴 분량의 단편소설'이다. 국내에 소개된 건 2012년으로, 한 편의 단편소설이 한 권의 책으로 출간된 것이다. 독특한 표지에 뭔가 대단할 것 같은 느낌을 주지만, 이전에 하루키가 쓴 단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렇게 짧은 소설이 단행본으로 나온 것은, 독일에서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이 곁들여져 그럴듯하게 확장되었기 때문이다(라고 생각한다). 잘나가는 치과 의사를 남편으로 둔 30세의 여자가, 어느날 밤 '가위눌림'을 겪은 후 불면증에 시달리게 된다. 책 첫머리에 '잠을 못 잔 지 십칠 일째다'라고 하면서 '불면증 얘기를 하는 게 아니다'라고 썼다. 잠을 못 잔다는 사실 말고는 지극히 정상적인 상태이니, 영화 '인썸니아.. 2022. 12. 26.
64 64요코야마 히데오 (지은이) | 검은숲 l 2013-05-08 원제 64(ロクヨン) (2012년) 집필 기간 10년에 무슨 상도 여럿 받고 해서 기대하며 본 책이다. 하지만 너무 길다. 700페이지에 가까운 소설인데, 사실 초반 500페이지는 너무 길고 지루했다. 게다가 앞에서 그렇게 늘어놓은 여러가지 일들이 마지막에 정리가 되고 뭔가 맞아떨어지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14년 전, 쇼와 64년(1989년)에 D현에서 일어난 미해결 유괴사건. 사람들은 그 사건을 '64'라 부른다. 시효가 1년 남은 시점에서, 새로 취임한 경찰청장이 사건 해결을 위해 지방 도시로 내려오겠다고 한다. 경찰 홍보담당관 미카미는 딸 아유미의 가출로 매일이 살얼음판이다. 여고생 사체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들리면 혹시 딸이 아.. 2015. 10. 18.
교통경찰의 밤 교통경찰의 밤히가시노 게이고 (지은이) | 이선희 (옮긴이) | 바움 | 2010-01-15 | 원제 交通警察の夜 여섯 편의 단편 추리소설이 실린 작품집이다. 심야에 일어난, 교통사고와 관련한 내용이라 책제목이 "교통경찰의 밤"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여전히, 심심할 때 읽을만한 흥미로운 내용이라는 생각이 든다. * 천사의 귀 : 교통사고의 증인은 눈이 보이지 않는 10대 소녀. 놀라운 기억력으로 사건 당시의 정황을 설명하고, 가해자는 처벌을 받게 되는데... * 분리대 : 보행자가 도로를 무단횡단하고, 트럭 앞으로 갑자기 뛰어들어 트럭 운전자가 사망을 했지만, 보행자에게는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나고... * 위험한 초보운전 : 초보운전이라 무시하고 장난을 걸면 어떻게 되는지 알게 해 주는 이야기.. 2015. 9. 28.
탐정 클럽 탐정 클럽- 그들은 늘 마지막에 온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은이) | 양억관 (옮긴이) | 노블마인 | 2010-10-12 | 원제 探偵俱樂部 “용의자 X의 헌신”의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집.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단편 추리소설 다섯 편이 실려있다. 단편이다 보니 작가의 색깔은 두드러지지 않고, 반전이라고 해도 그렇게 생각할 만한 여유가 없다. 의문의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부유층만 가입한다는 ‘탐정 클럽’에서 두 사람이 찾아와 문제를 해결하고, 조용히 사라진다. 대략 그런 내용. 가볍게 읽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장점이다. 위장의 밤 – 희수喜壽에 사망한 부호. 가족간의 갈등. 밀실 살인사건. 덫의 내부 – 가족의 모임에서 일어난 사망 사건. 의도와 다른 죽음과 꼬이고 꼬인 관계. 의뢰인의 딸 – .. 2013. 7. 30.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은이) | 양억관 (옮긴이) | 민음사 | 2013-07-01 | 원제 色彩を持たない多崎つくると、彼の巡禮の年 (2013년) 1Q84 이후 몇 년 만에 나온 하루키 장편소설이다. 내 취향에는 1Q84보다 이쪽이 낫다. 다시 오래전 하루키로 돌아간 것 같아 반갑기까지 하다. 주인공 다자키 스쿠루에게는 고등학교 시절 친하게 지낸 친구들이 있다. 다자키 스크루까지 모두 다섯으로 남자 셋, 여자 둘이다. 다자키 스쿠루를 제외한 네 명은 이름에 색깔을 의미하는 한자가 있어, 다자키는 본인만 ‘색채가 없다’고 생각한다. 나머지 친구들은 모두 고향인 나고야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하고, 다자키만 도쿄로 떠난다. 방학 때마다 나고야로 가 친구들을 만나곤 .. 2013. 7.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