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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78

반딧불이 반딧불이 무라카미 하루키 저/권남희 역 | 문학동네 오랜만에 다시 읽는 하루키 단편집이다. 그의 작품들은 단편이 장편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장편이 단권으로 끝났나 싶으면 얼마 후 후속 작품(2권, 3권…)이 출간되기도 한다 - 1Q84가 3권으로 완결된 것일까? 그렇지 않을지도. 소설 속 주인공들은 실제인지 상상인지 모를 공간과 장면을 드나들고, 상상의 세계가 ‘리얼’인 것처럼 묘사되기도 하는 게 하루키표 소설의 특징인데, 이 소설집에 실린 몇 편 역시 그렇다. 표제작인 “반딧불이”는 장편 소설 “노르웨이의 숲”(=상실의 시대)의 모티브가 되는 작품이다. 기숙사에서 사는 주인공은 고등학교 시절 친했던 친구의 죽음 이후 그의 여자친구를 가끔 만나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녀가 갑작스레 요양소에 가게 되면서 둘.. 2012. 2. 2.
오늘 밤은 잠들 수 없어 오늘 밤은 잠들 수 없어 미야베 미유키 저/김해용 역 | 황매 | 원서 : 今夜は眠れない 미야베 미유키 초기작으로, 예기치못한 5억엔의 유산을 받게 된 한 가족의 이야기다. 이 소설만으로는 미미여사(미야베 미유키의 별칭)의 진가를 알 수 없는데, 상속인-피상속인의 미스터리한 관계를 풀어가는 사람이 중학교 1학년인 아들과 그 친구라는 좀 때문이다(조숙하고 똘똘하긴 하지만, 어쨌거나 중학생인것이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고, 막판에 반전이 있어 재미를 준다. 2011. 12. 5.
대답은 필요 없어 대답은 필요 없어 미야베 미유키 저/한희선 역 | 북스피어 | 원서 : 返事はいらない "모방범"의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단편 소설집. 미야베 미유키는 미스테리물 분야에서는 일본 최고 인기 작가지만 이 단편집은 초기작이라 그런지 특별하지 않고 다른 작가의 작품과 혼동되기도 한다. 그렇더라도 역시 흥미진진하고 읽기에 즐거운 것은 사실. 도쿄 여성의 단면을 보여준 "배신하지 마"가 흥미로웠다. 2011. 11. 28.
제3의 시효 제3의 시효 (원서 : 第三の時效 )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 노블마인 요코야마 히데오의 단편추리소설집. F현 경찰청 소속 형사과 사람들의 범죄 사건 해결기로 짧고 명쾌하고 인간적인 이야기들이며 지루한 줄을 모르게 한다. 요코야마 히데오의 소설들에는 '냉혈한' 내지는 '인간미 없어보이는' 인물이 등장하지만, 대개가 '휴머니즘'을 보여주며 끝을 맺는다. 살인사건이 일어나지만 결국은 훈훈해지는 그런 스토리들. 그래서 사람들이 좋아하나보다. 2011. 10. 24.
루팡의 소식 루팡의 소식 (원서 : ルパンの消息)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 비채 15년 전 자살한 여교사의 죽음이 사실은 '타살'이었다는 제보가 들어온 것은 (그 죽음이 타살이었을 경우) 공소시효 만료 하루 전. 제보에 따라 그 사건과 관련이 있어보이는 당시 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 세 명-물론 이젠 성인이 된-이 차례대로 경찰서로 불려오고, 그 중 한 명인 기타로에 의해 '루팡 작전'이라는 범죄의 전모가 밝혀진다. 하지만 그 작전은 치기 어린 고등학생들이 저지른 도둑질일 뿐, 여교사의 죽음 자체와는 상관이 없는 것이었고, 기타로의 진술을 토대로 여러 사람이 용의자 물망에 오르면서 단 하루뿐인 시간동안 취조와 자백의 긴박한 순간들이 이어지고, 결국은 의외의 결말에 이르게 된다. 삶은 그토록 무겁고 복잡한데 그 끝은 어.. 2011. 9. 29.
종신 검시관 종신 검시관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종신 검시관 구라이시의 활약상을 그린 단편 소설집. ‘검시관’은 사체의 부검을 통해 사건 수사에 도움을 주는-C.S.I 라스베가스의 로빈스나 마이애미의 알렉스 같은-사람이지만 L현경 수사과의 검시관 구라이시(50대 초반)는 매일 밤 술집을 전전하며 취해있으면서도 사건 현장에서 형사 못지 않은 추리력과 정확한 판단으로 사건을 해결해내는 놀라운 존재다. 누가 봐도 뻔한 자살에 대해 타살 의혹을 제기한 것도, 17년 간격으로 발생한 세 사건을 연관 지어 생각할 수 있는 것도, 10 년 전 한 달 정도 부하직원이었던 하루에의 자살을 의심한 것도, ‘자랑스러운 아들을 둔 어머니가 자살을 할 리 없다’며 조사한 것도 검시관 구라이시다. 가볍고 재미있는, 더 .. 2011. 9. 18.
사라진 이틀 사라진 이틀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 들녘)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아내를 목졸라 죽이고 사흘 만에 자수한 경찰관 가지 소이치로. ‘온후하고 예의를 존중하는 휴머니스트’로 알려진 그가 아내를 죽인 건,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아내의 ‘간청’때문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은 ‘그럴만하다’는 결론을 내린다. 그러나 마흔 아홉인 그가 사실은 아내 살해 후 자살로 사죄하고 싶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딱 일 년만 더 살고 싶다’고 말한 것, 자수하기 전 이틀간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것-심지어 향략가인 가부키쵸에서 그를 본 사람이 있다는-두 가지 때문에 사건은 복잡해진다. 요코야마 히데오의 작품이라 추리 내지는 미스터리 소설로 알려져 있지만, 그보다는 휴먼 드라마에 가깝다. 저마다의 삶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은 무.. 2011. 9.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