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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문학25

면도날 면도날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4 서머싯 몸 저/안진환 역 | 민음사 | 원제 : The Razor's Edge 왠지 중편정도의 소설일거라 생각했는데, 책을 받고 보니 500페이지가 넘는 긴 소설이다. 하지만 서머싯 몸의 소설은 흡입력이 대단하여 빨리 읽힌다. 읽다 보니 그 긴 이야기가 끝나가는 게 아쉬울 정도다. 화자(話者)는 서머싯 몸 자신이다. 이야기의 배경은 20세기 초. 몸 선생은 소설가이고, 미국과 프랑스 사교계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면서도 나름 적당한 거리를 두어 고고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주인공은 래리라는 젊은이다. 그는 1차 대전에 참전하여 동료의 죽음을 목격한 후 인생의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별다른 직업 없이 세상을 떠돌게 된다. 구도자(求道者)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스무.. 2012. 12. 7.
피아오 아저씨의 생일파티 피아오 아저씨의 생일파티 하진 저/왕은철 역 | 현대문학 중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영어로 소설을 쓰는 작가 하 진의 단편집이다. 국내에서는 하 진의 작품 중 가장 먼저 나온 것이다(2006년 6월). 번역자가 저자의 허락을 얻어 미국에서 출간된 단편집 중 몇 편을 골라서 내놨는데, 다른 소설집과는 달리 소재가 유난히 적나라하다고 해야할까, 그런 편이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청소년 권장도서 목록에 있긴하지만, 청소년에게 권장하고 싶지는 않은 소설이다. 이전에 읽은 단편집 “남편 고르기”와 마찬가지로 문화대혁명 전후 중국 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이지만 좀 독특한 내용이 많아서, 이게 ‘서민생활’이라고 해야할 지 그건 잘 모르겠다. “주권”은 씨돼지 두 마리의 주권다툼에 관한 것이고, “사보타주”는 공권력의 부당.. 2012. 11. 21.
남편 고르기 남편 고르기 하 진 저/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원제 : : Under the Red Flag 하 진은 중국에서 태어나, 성인이 되어 미국으로 유학을 가고, 서른이 넘어 모국어 대신 영어로 소설을 쓰기 시작한 작가다. 그는 톈안먼 사건(천안문 사태)이 일어나는 것을 보며 고국으로 돌아가기를 포기하고 미국에서 살아간다. 그의 작품은 “전미 도서상” “플래너리 오코너상” “윌리엄 포크너상” 등을 받았고, ‘이례적인 작가’로 칭송 받고 있다. 지난 해에 읽은 그의 단편집 “멋진 추락”은 미국에서 살아가는 중국 이민자의 생활을 다룬 것인데, 이 책 "남편 고르기"는 문화대혁명 전후의 중국 서민들 이야기다. 마오쩌둥의 말 한마디에 생사가 결정 되고, 사소한 행동 하나에 인간의 운명이 결정되어버리는 세상이었다... 2012. 11. 18.
세상에서 제일 잘생긴 익사체 세상에서 제일 잘생긴 익사체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등저/김훈 역 | 푸른숲 1954년부터 1993년까지 40년동안 “플레이보이”에 소개된 단편소설 중 매년 한 편을 뽑고, 그 중에서 다시 열 편을 선별하여 묶은 소설집이다. 이 책은 1999년에 출간되었고, 지금은 품절상태다. 정가는 8천 원인데(당시 책 가격은 이 정도), 인터넷 중고 판매 가격은 이미 1만 원을 훌쩍 넘었다. 가브리엘 G 마르께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존 업다이크 같은 작가의 이름을 보면, “플레이보이”건 뭐건 별 상관 없이 이 책이 읽고 싶어진다. 이 단편집의 편집자는, “그것이 연애감정이든, 아니면 자기애에서 파생된 것이든 ‘사랑’이라는 테마에 부합되는 소설”을 골랐다고 했는데, 애매한 것도 몇 편 있다. '삶에 대한 끊.. 2012. 8. 23.
보이지 않는 보이지 않는 폴 오스터 저/이종인 역 | 열린책들 | 원제 : Invisible 폴 오스터는 어쩌자고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계속 만들어 내는 걸까. 이번 이야기는 1967년 봄에서 시작한다. 대학생인 ‘나’(애덤 워커)는 한 파티에 참석했다가 프랑스인 커플을 만난다. 남자(루돌프 보른)는 얼마 전 유산을 받았다며 애덤에게 돈을 줄테니 잡지를 만들어보라고 제안한다. 한창 창간을 준비를 하던 중 우연치 않게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이에 애덤은 루돌프에게 결별을 선언한다. 이후 40년의 세월이 흐른다. 애덤은 늙고 병까지 들어 언제 죽게 될 지 몰라 회고록을 쓰기 시작한다. 대학 친구인 짐에게 그 첫번째 이야기인 ‘봄’(1967년의 이야기)을 우편으로 보낸 후, 그 다음 전개가 어려워지자 시점을 2인칭으로.. 2012. 8. 1.
땡큐! 스타벅스 땡큐! 스타벅스: 그곳에서 내 인생은 다시 시작되었다 마이클 게이츠 길 저/이수정 역 | 세종서적 | 원제 : How Starbucks Saved My Life 파산, 이혼 후 우연히 스타벅스에서 일하게 되면서 삶의 의미를 되찾은 남자의 이야기다. 풍족한 환경에서, 좋은 교육을 받으며 자라나 예일대학을 졸업하고 세계 굴지의 광고회사 JWT에서 이사직까지 맡았다는 마이클 게이츠 길. ‘커다란 집, 멋진 직업, 고급스런 양복’에, 한평생 일밖에 모르고 살았는데 왜 63세에 빈털터리가 되었을까. 뭐, 그럴만한 사연이 있었다. 어쨌거나 그를 구한 것이 바로 ‘스타벅스’였다. 스타벅스에서 일한다는 건 편안함과 안정감, 내면의 자신감, 격려, 순수한 애정, 파트너들과 손님들 사이에 오가는 신뢰(p.259)가 넘치는.. 2012. 7. 29.
우연의 음악 우연의 음악 폴 오스터 저/황보석 역 | 열린책들 소방수 나쉬는 뜻밖의 유산 상속으로 20만 달러 가까이의 엄청난 돈을 갖게 된다. 두 살 때 마지막으로 본 후 삼십 년 넘게 보지 못한 아버지가 남긴 것이다. 3만 달러가 넘는 빚을 한 번에 갚고, 차를 사고, 친구들과 파티를 하고, 휴가를 내서 2주간 자동차로 서부를 여행하고, 딸을 위해 신탁 자금으로 얼마간의 돈을 맡긴 후 그에게는 6만 달러가 남았다. 어린 딸의 엄마는 일찌감치 집을 뛰쳐나갔고, 딸은 지금 나쉬의 친누나 집에서 사촌들과 함께 행복하게 지내는 중이다. 나쉬는 아예 직장을 그만두고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내기로 한다. 그렇게 일 년을, 돈이 떨어질 때까지 돌아다니다가 ‘자칭 도박의 명수’ 포시를 만나고 난 뒤 그의 인생은 또 다.. 2012. 7.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