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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소설

보이지 않는

by mariannne 2012. 8. 1.

 

보이지 않는 
폴 오스터 저/이종인 역 | 열린책들 | 원제 : Invisible

폴 오스터는 어쩌자고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계속 만들어 내는 걸까. 이번 이야기는 1967년 봄에서 시작한다. 대학생인 ‘나’(애덤 워커)는 한 파티에 참석했다가 프랑스인 커플을 만난다. 남자(루돌프 보른)는 얼마 전 유산을 받았다며 애덤에게 돈을 줄테니 잡지를 만들어보라고 제안한다. 한창 창간을 준비를 하던 중 우연치 않게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이에 애덤은 루돌프에게 결별을 선언한다.

이후 40년의 세월이 흐른다. 애덤은 늙고 병까지 들어 언제 죽게 될 지 몰라 회고록을 쓰기 시작한다. 대학 친구인 짐에게 그 첫번째 이야기인 ‘봄’(1967년의 이야기)을 우편으로 보낸 후, 그 다음 전개가 어려워지자 시점을 2인칭으로 바꿔 ‘여름’의 이야기를 쓴다. ‘여름’은 친누나와의 사랑에 대한 것으로, 짐은 나중에 친누나로부터 그게 사실은 모두 애덤의 상상에 의한 것이라는 얘기를 듣게 된다. 하지만 그게 사실인지 상상인지 알 수는 없고, 짐에게는 그게 중요치도 않다.

짐이 대학 졸업 이후 만나지 못한 애덤을 40년 만에 만나러 갔을 때, 그는 이미 며칠 전에 죽고 없다. 따라서 세 번째 이야기 ‘가을’은 3인칭으로 시점이 바뀌고, 애덤의 메모에 의존하여 짐이 써내려간다. 그리고 이야기의 마지막은 애덤이 1967년 당시 잠깐 알고 지낸 세실의 일기로 끝난다. 한때는 어리고 아름다웠지만, 이제 늙고 살찐 세실은, 그녀의 어머니와 결혼할 뻔한 루돌프 보른의 초대를 받아 그의 거처로 간다. 그 곳은 “달과 6펜스”에서 주인공 스트릭랜드가 말년에 머물렀던 곳을 연상시키는 외딴 곳이다. 그 곳에서 루돌프와 언쟁을 한 후 돌아오는 세실의 눈에 들어온 풍경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1, 2, 3인칭으로의 시점 변화,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의 전개, 우연의 연속, 1960년대 베트남 전쟁 당시의 미국과 68세대 프랑스 젊은이들의 등장, 루돌프라는 악마적 인물, 40년이라는 세월의 무거움 등, 매력적인 요소가 많은 소설이다. 점점 빠져들게 만드는. 역시 폴 오스터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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