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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하루키29

1973년의 핀볼 1973년의 핀볼(개정판) 무라카미 하루키 저/윤성원 역 | 문학사상사 무라카미 하루키 "초기 3부작"(또는 '쥐' 3부작이라고도 하는) 중 두 번째로,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와 “양을 쫓는 모험” 사이에 있는 소설이다. 하루키 초기작에 열광하는 사람도 많지만, ‘이게 뭐야’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텐데, 특별히 줄거리랄 게 없고, ‘상실’과 ‘허무’의 이미지와 모호한 은유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일지도. 소설은 친구와 함께 번역 사무실을 차려 직접 번역일을 하는 주인공 ‘나’와, 중국인이 경영하는 제이스바(bar)를 들락거리는 ‘쥐’의 이야기가 번갈아 전개된다. 연인 나오코가 죽은 후 상실감에 사로잡힌 ‘나’는 죽기 전 나오코가 말한 기차역으로 가 어슬렁거리는 개를 발견하고 돌아온다. 이후 ‘나’는.. 2012. 2. 15.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무라카미 하루키 저/윤성원 역 | 문학사상사 무라카미 하루키 첫 작품으로, 책 한 권 치고는 너무 얇고 가벼운 중편 소설이다. 나이 서른에, 갑자기 무언가가 쓰고 싶어져서 소설을 쓰기 시작한 하루키는 그 이후 수 많은 작품을 썼고, 짧고 간결한(따라서 쉽게 읽히는) 문장과 그 속에 담긴 의미, 은유 등이 시대와 코드가 잘 맞아 그야말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된다. Bar에서 맥주를 마시고, 여자를 만나고 헤어지는(그녀들은 뭔가 하나쯤 결여가 되어 있고,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다), 이별과, 죽음, 상실감에 관한 이야기들 속에서 아무런 의미를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다. 말하자면... 읽는 사람이 생각하고 받아들이기 나름이다. 이 소설의 줄거리 - 스물 한 살의 ‘나’는 제이스바(Bar).. 2012. 2. 14.
반딧불이 반딧불이 무라카미 하루키 저/권남희 역 | 문학동네 오랜만에 다시 읽는 하루키 단편집이다. 그의 작품들은 단편이 장편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장편이 단권으로 끝났나 싶으면 얼마 후 후속 작품(2권, 3권…)이 출간되기도 한다 - 1Q84가 3권으로 완결된 것일까? 그렇지 않을지도. 소설 속 주인공들은 실제인지 상상인지 모를 공간과 장면을 드나들고, 상상의 세계가 ‘리얼’인 것처럼 묘사되기도 하는 게 하루키표 소설의 특징인데, 이 소설집에 실린 몇 편 역시 그렇다. 표제작인 “반딧불이”는 장편 소설 “노르웨이의 숲”(=상실의 시대)의 모티브가 되는 작품이다. 기숙사에서 사는 주인공은 고등학교 시절 친했던 친구의 죽음 이후 그의 여자친구를 가끔 만나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녀가 갑작스레 요양소에 가게 되면서 둘.. 2012. 2. 2.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무라카미 하루키 저/이영미 역 | 비채 | 원서 : 村上春樹 雜文集 소설가가 소설도 아니고 에세이도 아닌 ‘잡문’따위를 모아 “잡문집”이라고 이름붙여 책을 내는데도 발간 전부터 베스트셀러가 되는 건 무라카미 하루키나 가능한 일일거다. “실로 ‘잡다’하다고 할 수 밖에 없는 구성”이라 편집 과정에서도 계속 ‘잡문집’이라고 불렀고, 그래서 “잡다한 글들이니 철저하게 잡다하게 가도 괜찮을 거라” 생각하고 낸 것이고, 두툼하지만(500쪽 정도) 손에 들기 쉬운 사이즈에 내용도 가벼워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하루키 팬들에게는 얼마나 기쁘고 반가운 책인지 말할 필요도 없고. 이 책은 많은 독자의 마음을 설레게 했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소설이나 에세이에 비해 반가움이 덜했고, 읽고 나니.. 2011. 12. 29.
먼 북소리 먼 북소리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ㅣ 문학사상사 이 책은 1990년대 후반에 처음 읽었고, 2004년에 다시읽었고, 이번이 세 번째 읽는 것이다. 7년 마다 한번씩 읽는 것인데, 여전히 재미있게 읽힌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1986년부터 1989년까지, 이탈리아 로마와 그리스를 근거지로 유럽의 몇 나라를 여행하며 "상실의 시대"와 "댄스 댄스 댄스" 같은 장편 소설을 썼고, 당시의 기록을 모아 이 책을 냈다. '어느 날 아침, 왠지 긴 여행을 떠나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아내와 함께 떠났고, 이탈리아와 로마의 작은 마을에서 집을 빌려 지내며 아침에 조깅하고, 하루종일 글을 쓰고, 가끔은 외식을 하거나 콘서트장, 영화관을 찾고, 동네 사람들과 가볍게 교류하며 지낸 조용한 날들. 그리스와 이탈리아 사람들.. 2011. 7. 14.
언더그라운드 언더그라운드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 열림원) 1995년 3월 20일, 세계에서 제일 안전하다는 도시 도쿄에서 일어난 ‘독가스(사린가스) 살포 사건’은 일본의 신흥종교단체인 옴진리교 신도들이 저지른 어처구니 없는 테러였다. 열 두 명이 목숨을 잃고, 수 천 명의 시민들이 심신의 고통을 당한 이 사건에 대해 얼마나 많은 언론에서 취재를 하고 경쟁 보도를 했을까? 우리가 잘 아는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 사건을 겪은 피해자들이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보통 사람들’이라는 점을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이들을 인터뷰했다. 책 한 권이 수 십 명 인터뷰이들의 증언으로 엮여졌는데, 그들 각자는 어디에서 태어나서, 어떤 어린 시절을 보냈고, 사건 당시에는 어떤 직업을 가졌고, 취미는 무엇이고, 사건 당일 어디로 가는.. 2011. 1. 31.
1Q84 - Book 3 1Q84 - Book 3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ㅣ 문학동네)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 3권(BOOk 3, 10月-12月)이 출간됐다. 1권, 2권과 마찬가지로, 700페이지가 넘지만 빠르게 읽혀서 그 정도의 분량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흥미로운 소설이다. 세 권을 다 붙여놓으면, 그리고 이후 나올 연작들을 모두 붙여 놓으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분량이 되는 건가! 3권에서는, 교단 '선구'를 대신해서 아오마메의 행방을 쫓는 우시카와, 은둔 생활에 들어간 아오마메, 몇 주간의 휴가를 얻어 의식불명상태의 아버지를 간호하러 고양이 마을로 간 덴고 등 세 사람의 이야기가 번갈아 전개된다. 절대적 ‘프로’인 다마루가 계속해서 아오마메를 지원하는 것과 덴고 아버지가 누워 있는 병원의 간호사 몇 명 이.. 2010. 8.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