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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하루키29

하루키, 하야오를 만나러 가다 하루키, 하야오를 만나러 가다 (무라카미 하루키,가와이 하야오 저 | 문학사상사) 하야오가 누구인지 모르더라도 “하루키, 하야오를 만나러 가다”라는 제목에 ‘현대 일본을 대표하는 두 지성의 세대를 초월한 감성적, 이성적 대화’라는 카피만으로 마구 읽고 싶어지는 책이다. 2004년 10월에 초판이라… 아직은 따끈따끈한 내용이겠군! –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약간 속은 느낌이다. 두 지성의 만남과 대화는 이미 10년 전, 1995년에 이루어진 거라니 말이다. 그 당시에도 이미 대단한 두 사람이었겠지만, 지금의 하루키와 10년 전 하루키는 몹시 다르지 않을까. 10년 전인데! 두 사람(하루키는 소설가이고, 하야오는 ‘융 학파’ 심리분석가로 모래놀이치료요법을 일본에 정착, 발전시킨 사람이란다)의 대화는 결.. 2005. 3. 26.
하루키의 여행법 하루키의 여행법 (무라카미 하루키 저 | 문학사상사) 1999년에 초판이 나온 이 책은 최근까지 15쇄를 찍어내며 줄기차게 팔리고 있는 것 같았는데, 막상 사려고 보니 온라인 서점 뿐 아니라 대형 서점에서 모두 품절이다. 더 이상 나오지 않는 것일까… 꼭 사려고 했던 건 아닌데, 품절이라니 왠지 오기가 생겼고, 한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하자마자 사 버렸다. 이전에 읽은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은 내용으로, ‘우동 맛 여행’ 이외에는 그다지 인상적인 것이 아니라서 그런 듯. 하루키의 여행기라면 무조건 기본 이상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뭐든 읽으려고 하지만, ‘노모한의 철의 묘지’ 이후로는 좀 지루하다. 그래도 물론 기본 이상으로 재밌다. 꼭 그래야만 할 것처럼 당연스럽게 여행을 떠나고, 아무것도 아닌 .. 2004. 10. 9.
먼 북소리 먼 북소리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ㅣ 문학사상사) “어느 날 아침 눈을 뜨고 귀를 기울여 들어보니 어디선가 멀리서 북소리가 들려왔다. 아득히 먼 곳에서, 아득히 먼 시간 속에서 그 북소리는 울려왔다. 아주 가냘프게. 그리고 그 소리를 듣고 있는 동안, 나는 왠지 긴 여행을 떠나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 물론 작가 하루키가 여행을 떠나기에 충분한 이유다. ‘어느 날 새벽, 잠에서 깨어나 문득 도망가기로 결심한’ "경마장의 오리나무" 주인공이나, ‘출발하기 위해서 출발한’ 독일 유학생 전혜린이나, 일에 대한 열정이 무뎌질까 걱정하며 ‘그냥 떠나자’고 한 미애와 루이 커플이나 다들 아주 심플하게, 그래서 더 멋지게 떠난다. 많은 사람들이 ‘먼 북소리’를 듣고도 떠나지 못.. 2004. 2. 4.
오블라디 오블라다, 인생은 브래지어 위를 흐른다 오블라디 오블라다, 인생은 브래지어 위를 흐른다 (무라카미 하루키 저 | 동문선) 하루키의 에세이에서는 심플한 그의 삶이 느껴진다. 아침형 인간에, 과음도 안하고, 채식을 즐기며, 스트레스도 잘 모르는 산뜻한 삶. 소설도 그 느낌에서 벗어나진 않지만, 소설은 잘 익은 과일처럼 상큼하면서도 '깊은 느낌'을 주는 게 좀 다르다. 그에 반해 에세이는 무척 가볍고 즐겁다. 이 책을 읽으면서 또 한 번 그의 앞에 어떤 소재를 던져도 착착 풀어낼 수 있을거라는 믿음을 갖게 됐다. 잘 알면 아는 만큼, 모르면 모르는 만큼, 솔직 담백하게 주절주절 얘기하지 않을까. 이 책은 끝부분을 갈수록 허술해진다는 느낌이 드는데, 어쩌면 내가 허술하게 읽어서일지도 모르겠다. 일본어 사전이나 일본 시리즈(프로야구)따위에 관심이 없으.. 2003. 12. 30.
해변의 카프카 해변의 카프카 (무라카미 하루키 저 | 문학사상사) 무척이나 많은 사람들이 그의 책이라면 무조건 다 구해서 읽는다. 그리고 행복해한다. 그는 ‘책 읽기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작가임에 틀림이 없다. 특히 그의 단편소설과 에세이는 달콤한 캬라멜 시럽처럼 입안에서 기분 좋게 맴돈다. 그리고 장편소설은 부드러운 크림처럼 읽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깊은 감동과 모호함이 가슴 속에 함께 남는다. “해변의 카프카”는 어느 주엔가 각종 일간지 도서소개코너에 일제히 실렸고, 하루키의 신작을 기다려온 팬이라면 당장 사서 읽지 않고는 못배기도록 만들었다. 다행히도 Yes24리뷰를 통해 ‘기대 이하’라는 소리가 조금씩 들렸기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이 작품은 하루키 소설의 딱 평균 정도로 씌여진 것 같다. 물론 여러 번을 .. 2003. 9. 8.
TV 피플 TV 피플 (무라카미 하루키 저 | 북스토리) 하루키 특유의 ‘아무렇지도 않은 환상’이 내용의 주를 이루는 소설. 무척 재미있다거나 작품성이 뛰어난 건 아니다. 그보다는, 아무래도 ‘아직 읽지 않은’ 하루키 작품이 있다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며 책을 읽었다. 개정판이라는데.. 오래전에 이미 나온 책인데도 이제서야 발견했다는 사실이 이상했다. 다른 책과 중복되는 내용이 없어 일단 안심. 단편 공포영화로 찍어도 좋을 내용의 "좀비"와 "가노크레타"가 맘에 들었고, "비행기"와 "잠"의 어떤 부분도 좋았다. "TV 피플"과 "우리들 시대의 포크로어"는 내용이 너무 장황한 느낌. 하루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역시 이 책도 좋아하게 될 것이다. 그가 계속해서 많은 글을, 특히 소설을 써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2003. 6. 23.
무라카미 라디오 무라카미 라디오 (무라카미 하루키 저 | 까치글방) 일요일 오전, 사무실이 밀집한 지역의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에서 한가로이 앉아 아이스 커피를 마시며 이 책을 읽는 느낌이란... 정말 좋았다!! 일본 여성지 "앙앙"에(우리나라에도 들어온 잡지다) 기고했던 에세이를 모아 만든 는 이전의 하루키 에세이집들의 내용과 별반 다를 것은 없다. 하지만 그의 책은 언제나 즐겁고 새로운 느낌을 주니 이번것도 반가울 수 밖에. 밑의 다른 분이 독자리뷰에 쓴 것처럼 다른 에세이집과 중복된 내용은 없다. 그래서 더 좋았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들에 대한 차분하고 겸손한 시선. 하루키를 읽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그의 소설세계는 의외로 깊고 풍부하지만 에세이는 만화보다 더 재미있다. 이 책은 아주 얇고 가벼워서 오며가.. 2001. 10.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