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무라카미하루키29

1Q84 1Q84 1, 2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 문학동네) 일본 못지 않게 한국에서도 화제 만발인, 선인세를 10억이나 받았다는 "1Q84"는 "어둠의 저편" 이후 5년 만에 출간된 하루키 소설이다. 두 권을 다 읽는데 열흘정도 걸렸는데, 사실 시간만 허락된다면 하루 이틀만에 쉬지않고 다 읽어버리고 싶은, 흥미진진한 작품으로, 출판사에서 내 놓은 "압도적인 이야기의 강렬함, 읽기를 멈출 수 없는 놀라운 흡인력, 이전 작품을 모두 끌어안으면서도 확연한 한 획을 긋는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의 결정판"이라는 홍보 문구가 그다지 과장되게 느껴지지 않는다. 작가의 분신같은 수학강사 덴고와 스포츠센터 강사 아오마메, 이 둘은 어린 시절의 어느 한 순간의 경험을 공유한 채 십 수년 간을 서로 그리워하며(?) 살아간다. 소.. 2009. 9. 24.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 문학사상사) 하루키는 소설 뿐 아니라 여행기, 에세이 등 다양한 종류의 글을 수시로 써 내기 때문에(게다가 거의 모든 작품이 국내에 번역되니) 그의 팬으로서는 다행스럽기 그지 없다. 최근에 쓴 책이 "어둠의 저편"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지만, 그 이후 국내 출간된 몇 갠가의 수필이나 대담집을 읽으며 신작을 기다리는 독자들이 많았을 것이다. 이번에 나온 이 책,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두 말 할 것 없이 그의 마라톤 인생에 관해 쓴 것이고, 제목은 그가 좋아하는 작가 레이먼드 카버의 "사랑에 대해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을 응용한 것이다. 지금까지 스물 다섯 차례 풀코스를 완주하고, 100킬로 울트라 마라톤과 .. 2009. 1. 25.
비밀의 숲 비밀의 숲 - 무라카미 하루키 에세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 문학사상사) 이번엔 하루키 에세이다. 역시 모두 전에 읽은 글인데, 한 권 혹은 여러 권 속에 나눠 있던 에세이를 다시 편집한 것인지 어떤지 모르겠다. 어찌되었건 상관 없다. 새로운 제목의 책으로 다시 읽고 있자니, 새롭게 즐겁다. 하지만, 나 같은 독자가 아니라, 다른 많은 독자들을 위해서라도 '재출간본'이라든가 '재편집본'이라는 표시가 어딘가에게 되어 있어야 하는 건 아닐까. '하루키' 브랜드라면 뭐든지 좋다는 마니아가 아니라면 어쩐지 억울할 것 같다. 역자는 '하루키의 에세이는 심해에서 떠올라 마음껏 들이마시는 산소 같은 것'이라고 했는데, 어떻게 이런 절묘한 표현을 했을까. 그렇게 절절한 의미는 아니지만, 하루키의 에세이를 읽는 건 .. 2008. 8. 31.
회전목마의 데드 히트 회전목마의 데드 히트 (보급판 문고본) | 원제 回轉木馬のデシド.ヒ―ト (1985)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 창해) 이 책 속에는 여덟 편의 단편이 실려 있고("회전목마의 데드 히트"라는 소설은 없다) 모두 이전에 나온 소설집 어딘가에(어쩌면 모두 한 곳에) 있는 작품들이다. 분명히 이전에 다 읽은 작품인데도 5,000원짜리 보급판을 보니 또 사고 싶어졌다. 그래서 구입한 하루키 소설집. 반바지 때문에 이혼하게 된 부부('레더호젠'), 스포츠 클럽에서 만난 서른 다섯살 남자('풀 사이드'), 무슨 일을 하든 이목을 끄는 서클의 여왕('지금은 없는 공주를 위하여'), 한 달 넘게 이유 없이 토하는 남자('구토'), 휴가지에서 만난 모자母子와 백인 여자('사냥용 칼')의 이야기는 하루키 단편의 예전 느낌을.. 2008. 8. 31.
THE SCRAP : 스크랩 THE SCRAP : 스크랩 - 그리운 80년대의 추억 (무라카미 하루키 저 | 문학사상사) 하루키의 소설과 에세이는 웬만큼 다 읽었지만, 서점을 어슬렁거리다 작은 판형의 이 책을 발견하고는 덥석 집어들었다. 전에 읽었을까, 기억은 안 나지만 또 읽으면 뭐 어떠랴, 하는 생각으로. 하루키의 에세이는 편집과 표지, 제목을 바꿔 여러 형태로 나오면 어쨌든 그냥 사고 싶어지니, 참 곤란하다. 부제는 "그리운 80년대의 추억"으로, 1982년부터 1986년 초까지 일본 스포츠 종합지에 연재됐던 글을 묶어 낸 책이라 그렇게 정한 모양이다.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데뷔하여 유명해진 후 1987년 "노르웨이의 숲"으로 초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 전에 쓴 글들이다. "호민밭의 파수꾼"에 대한 단상에서, ".. 2007. 10. 7.
도쿄기담집 도쿄기담집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 문학사상사) 연달아 읽은 세 권이 우연찮게도 모두 일본 소설이다. 바나나, 가오리에 이어 이번에는 5년 만에 나왔다는 하루키의 단편집. 제목이 “도쿄 기담집”이라 왠지 ‘괴담’일 것 같았는데, 하루키의 이전 단편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이다. 어차피 그의 소설은 대부분이 기담이니까. 연기처럼 사라졌다가 갑작스레 나타난 사람들, 자신의 일부분(이를 테면 갑작스레 ‘아들’을 잃는다든가, 다른 건 정상인데 자신의 ‘이름’만이 도무지 생각나지 않는다든가, ‘금방 가겠다’고 전화 한 남편이 사라진다든가 하는)을 상실한 사람들의 이야기. 그 기이한 이야기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표현하는 게 하루키 소설의 특징이다. 이를테면 ‘뭔가 딱히 집어 낼 수 없는 하나의 요소가 상실되어 기.. 2006. 4. 16.
어둠의 저편 어둠의 저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ㅣ 문학사상) ‘트롬본하고 오븐 토스터의 차이가 뭔지조차 모’르지만 ‘구찌와 프라다의 차이라면 한눈에 알’(p.35) 것 같은 언니는 두 달 째 잠을 자고 있다. 코마 상태도 아닌데 “지금부터 한동안 잠을 자겠다”고 한 이후로 죽은 듯이 잠들어 있다. 그런 언니를 견딜 수 없는 동생은 집에 있지 못하고 한밤중에 거리를 서성이게 된다. “어둠의 저편”은 그 중 하룻밤의 이야기. “하루키 데뷔 25주년 기념 작품”이라는 거대한 타이틀 때문에 그의 팬들을 흥분의 도가니에서 실망의 나락으로 빠져 들게 한 문제작이다. 한 블로그에서는 "더 나아지길 기대하는 열망이 더 뒷걸음치게 만들기도 한다 도대체 그는 어디를 헤매고 있는가?”라 했고(적절한 표현이다), “그래도 읽어야 겠죠?”.. 2005. 8.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