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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로스6

유령 퇴장 유령 퇴장필립 로스 (지은이) | 박범수 (옮긴이) | 문학동네2014-08-01 | 원제 Exit Ghost (2007년) 배경은 뉴욕, 2004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즈음 며칠간의 일이다. 뉴욕을 떠나 11년 동안 버크셔 시골 마을에 은둔하던 주인공 네이선 주커먼은 그동안 전립선 절제를 위해 도시에 한 번 나왔고, 이제 다시 요실금 치료를 위해 뉴욕을 찾았다. 도시를 떠날 때는 나름 혈기 왕성한 예순이었고, 지금은 일흔 하나의 노구가 되었다. 전립선 절제 후 '신경 손상에 의한 발기부전을 피해가는 행운'을 누리지 못한 채, 소변 줄기도 제대로 조절할 수 없는 그런 노인이 된 것이다. 작가의 다른 소설 "전락"과 마찬가지로, 노년의 로맨스에 대한 환상이 여기에서도 펼쳐진다. 이번에는 정말 그저 환.. 2016. 1. 24.
전락 전락 필립 로스 (지은이) | 박범수 (옮긴이) | 문학동네 | 2014-09-25 원제 The Humbling (2009년) 번역본 제목인 "전락"이 이 소설에 적합한가? 비록 이 소설이 이렇게 시작하고는 있지만, 그는 마력을 잃고 말았다. 욕구가 소진된 것이다. 그는 무대에서 단 한 번도 실패해본 적이 없었고, 그의 연기는 하나같이 감동적이고 성공적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도저히 연기를 할 수 없었다. [...] 마지막에는 아무도 그의 연기에 관심을 갖지 않았고, 아무도 보러 오지 않았다. 그는 관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었다. 재능이 죽어버린 것이다. (p.9) 그래도, 이야기가 계속 이런 식으로 흘러가는 건 아니다. 비록 주인공 액슬러가 자살에 대한 두려움에 휩싸여 스스로 정.. 2016. 1. 17.
네메시스 네메시스필립 로스 (지은이) | 정영목 (옮긴이) | 문학동네 2015-05-29 | 원제 Nemesis (2010년) 이 작품은 미국에서 2010년에 출간됐고, 작가는 이를 마지막으로 2012년 절필을 선언했다. 이제 더이상 필립 로스의 작품은 볼 수 없을지 모른다. 한국독자들에게 좀 위안이 되는 얘기라면, 아직 번역출간될 작품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제목만 봐서는 이 소설의 내용을 알 수 없다. "네메시스Nemesis"는 네이버사전에 대략 이렇게 정의되어 있다. ● 국어사전 -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율법(律法)의 여신. 절도(節度)와 복수(福數)를 관장하고 인간에게 행복과 불행을 분배한다고 한다.● 프랑스어 사전 - [그리스신화] 네메시스 (인간의 오만·불손한 행위에 대한 신의 노여움·벌을 의인화한 여.. 2015. 10. 25.
울분 울분 필립 로스 저/정영목 역 | 문학동네 | 원제 : Indignation (2008) 주인공 마커스는 한국전쟁이 시작된 해에 대학에 입학한다. 그는 열심히 공부하여 법률가가 되고 싶었다. 그게 ‘피가 잔뜩 묻어 악취를 풍기는 앞치마를 두르고 일을 하며 보내는 삶에서 가장 멀어질 수 있는 길’(p.47)이고, 한국전쟁에 참전하지 않을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아버지는 코셔Kosher 정육점(유대인의 율법에 맞는 정결한 고기를 파는 정육점)을 운영하며 마커스에게 방학마다 일을 거들게 했고, 사촌 중 두 명은 전쟁에 나가 전사했기 때문이다. 그는 정육점에서 일하며 동물의 피를 보는 게 역겨웠고, 전쟁에서 피를 보기는 더더욱 싫었다. 성실하고 모범적인 아들을 터무니없는 이유를 대며 걱정하기 .. 2013. 4. 11.
에브리맨 에브리맨 필립 로스 저/정영목 역 | 문학동네 | 원제 : Everyman 책을 사놓고, 읽기도 전에 기대에 부풀었다.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찬사를 보내는 이 소설은, 대체 어떤 건가. 에브리맨은, 보통 사람을 말한다. 누구나 에브리맨이다. 한 사람이 태어나고, 자라나고, 일하고, 은퇴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늙고 병들어 죽는 이야기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장례식으로 시작된다. 죽음은 도처에 있지만 젊었을 때 그것을 생각하기란 쉽지 않다. 충수가 터지고 복막염에 걸려 이틀 동안 의식을 놓았다 찾았다 하면서도 의사에게 “언제 퇴원하죠? 1967년 가을을 놓치고 있잖아요”라고 물을 수 있는 게 젊음이다. – 의사는 이렇게 말한다. “아직도 모르겠어요? 모든 걸 다 놓칠 뻔했는데.”(p.47~48) 종.. 2012. 9. 1.
세상에서 제일 잘생긴 익사체 세상에서 제일 잘생긴 익사체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등저/김훈 역 | 푸른숲 1954년부터 1993년까지 40년동안 “플레이보이”에 소개된 단편소설 중 매년 한 편을 뽑고, 그 중에서 다시 열 편을 선별하여 묶은 소설집이다. 이 책은 1999년에 출간되었고, 지금은 품절상태다. 정가는 8천 원인데(당시 책 가격은 이 정도), 인터넷 중고 판매 가격은 이미 1만 원을 훌쩍 넘었다. 가브리엘 G 마르께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존 업다이크 같은 작가의 이름을 보면, “플레이보이”건 뭐건 별 상관 없이 이 책이 읽고 싶어진다. 이 단편집의 편집자는, “그것이 연애감정이든, 아니면 자기애에서 파생된 것이든 ‘사랑’이라는 테마에 부합되는 소설”을 골랐다고 했는데, 애매한 것도 몇 편 있다. '삶에 대한 끊.. 2012. 8.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