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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소설

울분

by mariannne 2013. 4. 11.


울분
필립 로스 저/정영목 역 | 문학동네 | 원제 : Indignation (2008)  

 

주인공 마커스는 한국전쟁이 시작된 해에 대학에 입학한다. 그는 열심히 공부하여 법률가가 되고 싶었다. 그게 ‘피가 잔뜩 묻어 악취를 풍기는 앞치마를 두르고 일을 하며 보내는 삶에서 가장 멀어질 수 있는 길’(p.47)이고, 한국전쟁에 참전하지 않을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아버지는 코셔Kosher 정육점(유대인의 율법에 맞는 정결한 고기를 파는 정육점)을 운영하며 마커스에게 방학마다 일을 거들게 했고, 사촌 중 두 명은 전쟁에 나가 전사했기 때문이다. 그는 정육점에서 일하며 동물의 피를 보는 게 역겨웠고, 전쟁에서 피를 보기는 더더욱 싫었다. 


성실하고 모범적인 아들을 터무니없는 이유를 대며 걱정하기 시작한 아버지는 사사건건 아들을 간섭했고, 마커스는 이를 견디지 못해 집이 있는 뉴어크에서 먼 오하이오의 와인스버그 대학으로 옮겨간다. 

 

그렇게 평범하고 보수적이며, 열심히 공부만 하려던 그는 왜 울분하지 않을 수 없었나? 룸메이트가 거슬려 두 번이나 방을 옮기고, 정신병력이 있는 여자에게 반하기도 하니 주위에서는 그를 걱정한다. 그가 이상한 것이었을까? 이제 막 스무 살이 된 젊은이에게 닥친 인생의 소용돌이를 인상적으로 그린 소설이다.

 

필립 로스의 작품이 아직 국내에 세 편 밖에 출간되지 않아 유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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