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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소설

선셋 파크

by mariannne 2013. 4. 25.


선셋 파크
폴 오스터 저/송은주 역 | 열린책들 | 원서 : Sunset Park

 

2013년 3월 나온 폴 오스터의 ‘신작 장편’(이지만, 미국에서는 2010년에 출간되었다). 작가의 전작들에서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갑작스러운 사건과 우연을 넘나들며 전개되는데, 이 소설 역시 그렇다. 좀 다른 점은 인물 중심으로 펼쳐진다는 것. 재미있긴 마찬가지다. 

주인공 마일스 헬러는 술•담배를 하지 않고, 식당에도 가지 않는데다가, 텔레비전도 라디오도 컴퓨터도 없는 집에서 “자신의 욕망을 조금씩 줄여나가서 이제는 아주 최소한도에 가까워”(p.11)진 채로 살아가는 스물여덟의 젊은이다. 의붓형의 죽음 때문에 힘들어하던 중 부모의 대화를 엿들으며 충격을 받고 가출한 지 7년이 넘었다. 그는 폐가 처리를 하는 “주택 보존” 서비스 회사에서 일하며 하루하루 살아가다 공원에서 “위대한 개츠비” 페이퍼백을 읽고 있는 필라를 발견하고 사랑에 빠진다.

선셋 파크의 빈집을 불법으로 점령한 세 명의 젊은이(빙, 앨런, 앨리스)는 제각기 우울한 사연을 안고, 암담한 현실을 견뎌내며 살아간다. 언제 퇴거 명령이 떨어질지 모르는 곳이지만, 그들이 머물 곳은 그곳뿐이다. 대장 격인 빙 네이선은 친구 마일스 헬러를 선셋 파크로 초청하고, 마일스는 필라로 인해 난처한 처지에 놓이게 되자 선셋 파크로 이사한다.

선셋파크의 젊은이들 못지않게 중요한 인물이 마일스의 부모다. 아버지 모리스 헬러는 가출한 자식의 뒤를 쫓아 존재를 확인하고, 새어머니 윌라는 죽은 아들을 가슴에 묻고 살아간다. 젊건, 젊지 않건 간에 등장인물들은 모두 하나씩 아픈 구석을 안고 있지만, 그래도 살아간다. 이야기는 완결되지 않고 여운을 남기는데, 그건 희망도 절망도 아닌 듯싶다. 그들의 삶이 그런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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