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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소설40

크리스마스 건너뛰기 크리스마스 건너뛰기 (존 그리샴 저 | 북@북스) 존 그리샴의 소설은 처음이다. 그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는 있지만, '영화로 보면 될 것이지..'라는 생각이 들어, 나에게는 별 매력이 없는 작가였다. 해가 거듭될 수록 "크리스마스" 분위기라는 게 너무 멋없어진다는 생각이 들던 차에, 상큼한 표지의 이 책을 발견했고, '어디 한 번... '하는 생각으로 집어들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주말, 기분 좋은 하루를 위한 최고의 선택이었다. 주말 오후, 푹신한 쇼파에 푹 파묻혀 이 책을 읽었다. 주인공 루터는 늘 반복되는 난리 법석에 쓸 데 없이 6천달러까지 소비되는 '크리스마스'를 건너뛰려 했다. 트리도 없고, 장식도 없고, 선물도 없는 크리스마스를 원했다. 나무에 줄전구를 달지도 .. 2002. 12. 22.
위대한 개츠비 위대한 개츠비 (F.스콧피츠제럴드 저 | 문예출판사) 줄거리로만 보자면 그렇다. 황당한 치정사건. "사람을 죽였다", "전쟁중에 독일 스파이였다"... 는 등의 의혹을 받으면서도 그렇게 떠들어대는 주위 사람들에게 변명 한 번 하지 않는 개츠비는 몇 번의 이력 번복으로 심지어는 독자들에게까지 신뢰를 잃었을지 모른다. 꼼꼼히 음미하지 않으면 그가 옛 연인 데이지에게 갖는 감정마저도 어디론가 날아가버려 포착할 수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책을 덮는 순간, 한 여인의 '부박한' 영혼에 희생되는 '위대함'에 뭉클함이 밀려온다. 그의 사랑은 '아름다움'일까, '헛됨'일까. 21세기 초, 이 시대에 이런 '위대함'이 다 무슨 소용일까. 그렇게 생각하니 더 슬프다. 이 책의 리뷰에서 여러 사람이 지적한 것 처럼, 이 책.. 2002. 3. 14.
머니 멘터 머니 멘터 : 소설로 읽는 돈과 부채 관리의 비밀 (태드 크로포드 저/이종인 역 | 미래M&B) 이 소설의 주인공 아이리스는 23세의 여성. 어렸을 적 미국으로 입양되었으며, 양부모는 별다른 재산을 남기지 못한 채 사망했다. 대학에서 무용을 전공한 그녀는 변변한 직장도 없으면서 3만 7천달러의 빚을 지고 허덕이던 중 공원에서 우연히 만난 사이다의 조언으로 사태를 직시하며 지혜로운 해결 방법을 찾아나가는데... '멘터(Mentor)'는 현명하고 믿을 만한 의논 상대나 지도자를 뜻한다. '머니 멘터(Money Mentor)'는 아이리스에게 '돈'에 대해 조언을 해 주는 사이다를 가리킨다. 소설의 끝부분에 이르면 아이리스는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나갈 수 있게 되지만, 그것은 머니 멘터의 활약 때문은 아니다. 사.. 2002. 3. 7.
사랑에 대해서 말할 때 우리들이 하는 이야기 사랑에 대해서 말할 때 우리들이 하는 이야기 (레이몬드 카버 저 | 집사재) 레이몬드 카버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아니었다면 몰랐을 작가다. 영화 '숏컷'을 봤을 때도, 뭐 이런 영화가 다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 늘 보던 그런 영화는 분명 아니었지만 말이다. 영화 '숏컷'은 몇 개의 이야기 조각들이 하나씩 보여지고, 그 내용들은 별 것도 아닌, 단지 약간 묘한 느낌의 소시민 생활상이었을 뿐이다. "사랑에 대해서 말할 때 우리들이 하는 이야기"의 단편들도 마찬가지. 다만 영화를 먼저 보고 이 책을 읽는다면, 영화 속에서 만난 주인공들을 다시 만나는 즐거움이 플러스될 것이다. 레이몬드 카버는 매니아층이 탄탄한 작가다. 따라서 그의 매니아들 얘기를 듣자면, 그는 대단히 훌륭하고, 정말 놀라운 작가이며.. 2001. 9. 11.
브리짓 존스의 일기 브리짓 존스의 일기 (헬렌 필딩 | 문학사상사) 홍보를 잘한 덕일까… 그리 훌륭한 작품씩이나 될 것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제목을 몇 번쯤 들어보고, 넘 재밌다는 광고 문구 때문에 슬쩍 눈이 갔다. 표지까지 멋지다. 기분이 쳐지는 날 뽑아들기에 딱일 것 같아 샀다. 게다가 르네 젤위거 주연으로 영화까지 나온다니 원작을 더욱 읽고 싶어졌다. 내용은… 그럭저럭 재밌다. 그러나 이 책의 최대 단점! 너무 길다는 거다. 한 번 손에 들었으니 읽다가 말 수도 없고, 해서 끝까지 읽었는데 시간이 넘 많이 걸렸다. 처음부터 끝까지 비슷한 내용이라 다 읽고 나니 그동안 쏟아부은 시간이 아까웠다. 물론 아주 심심하거나, 휴가지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읽는다면 그리 나쁠 것은 없겠다. 유쾌하고 흥미로운 소재들 때문. 10여년.. 2001. 7.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