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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소설40

몰타의 매 몰타의 매 - 열린책들 세계문학 063 대실 해밋 저/고정아 역 | 열린책들 | 원서 : The Maltese Falcon 이야기의 배경은 1920년대 미국 샌프란시스코, 주 무대는 스페이드 & 아처 탐정사무소다. 스페이드와 아처가 셜록 홈즈와 왓슨 박사 사이 정도 되나 싶었는데, 이야기 시작과 함께 마일스 아처는 의뢰인의 요청으로 한 남자를 미행하다 총에 맞아 사망한다. 그리하여 사무소 이름은 '스페이드 탐정사무소'로 바뀌고, 샘 스페이드 혼자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데, '몰타의 매'라는 중요한 물건을 찾아 쫓고 쫓기는 사람들은 시도 때도 없이 거짓말과 협박을 해대지만 우리의 탐정 샘 스페이드는 특유의 뻔뻔함과 대담함으로 맞서며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1920년대라 당연히 휴대폰따위.. 2012. 6. 18.
브루클린 풍자극 브루클린 풍자극 The Brooklyn Follies (2005) 폴 오스터 지음 | 열린책들 전직 보험 회사 직원 네이선은 ‘조용히 죽을 만한 장소’로 추천 받은 브루클린에서 뜰이 딸린 방 두 개짜리 저층 아파트를 세낸다. 그는 ‘서글프고도 우스꽝스러운’ 삶을 조용하게 마감하고 싶었다. 이 50대 후반의 이혼남 앞에 이토록 번잡한 상황과 사연많은 사람들이 연이어 나타날 줄을 누가 알았겠나. 아니, 사실 인생이 이렇게 사건의 연속이고 우연과 감동으로 이어지는 법이라는 걸 그는 왜 잊고 살았을까. 아내와 딸에게서 버림받고 브루클린 생활을 시작한 네이선은 동네에서 헌책방을 운영하는 ‘열정적 동성애자’ 해리 브라이트먼을 알게 된다. 그는 실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낸 사람이다. 그리고 곧 해리의 헌책방에서 일하.. 2011. 9. 15.
인생의 베일 인생의 베일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7 서머싯 몸 지음 | 민음사 | 원서 : The Painted Veil 다른 사람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얼마만큼의 관찰과 판단력, 어느 정도 깊이의 이해와 통찰이 필요한 걸까? 그리고 몇 겹의 베일을 벗겨 내야 그 사람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되는 걸까? 내가 아는 어떤 작가는, “근데 정말 이상한 건, 평소에 내가 ‘저 사람 진짜 이상하다’고 생각하던 사람들이 나에게 ‘세상에 진짜 이상한 사람 많더라’며 하소연할 때”라는 말을 했고, 나는 그 말에 공감했다. 한 발 떨어져 멀리에서 보면 너무나도 당연하고 뻔한 사실이 직접 자기 앞에 닥치면 왜 그렇게 특별하고 복잡하고 많은 양해와 그럴 수 밖에 없는 사정을 필요로 하는지… 인간에게는 자신에게 닥친 어려움만이 가장 큰.. 2011. 6. 6.
기다림 기다림 (원제 : Waiting) 하 진 지음/김연수 역 | 시공사 1963년 선양 시市의 육군의학교 시절, 고향에 있는 양친의 간청으로 얼굴도 모르는 여자 류수위와 결혼하게 된 쿵린은 실제로 만나 본 그녀가 박색인데다가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전족으로 발 길이가 10센티미터라는 사실에 도무지 정을 붙일 수가 없었다. 결혼하고 몇 년 되지 않아 아이를 하나 낳은 후부터는 아예 근무지인 무지 시의 육군병원에서 일 년 내내 지내다가 여름 휴가철 일주일만 시골 집에 내려갈 뿐이고, 그때에도 아내와 같은 방을 쓰지 않는다. 같은 근무지의 간호사 우만나와 정이 들면서부터는 여름 휴가철마다 아내 류수위를 데리고 시골 인민법원으로 가 이혼을 청원하는데, 그때마다 번번히 기각 당하길 십 수 년. 우만나는 쿵린을 기다리다.. 2011. 5. 23.
멋진 추락 멋진 추락 (하진 지음 | 시공사 | 원서 : A Good Fall) 모국어가 아닌 영어로 창작 활동을 하는 중국계 소설가 하진(Ha Jin)의 단편 소설집으로, 뉴욕(특히, 중국인들이 모여 사는 플러싱)에 거주하는 중국 이민자의 다양한 인생사를 보여주고 있다. 소설 속의 등장 인물들은 ‘하루하루를 잘 버텨낼 수 있도록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늘 억누르며 살아’(p.326, “벚나무 뒤의 집”)야 하는 사람들이고, 그들의 어린 손자들은 학교에서 놀림을 받는다는 이유로 중국 이름 뿐 아니라 성姓까지 버리면서 ‘미국식 이름’을 지어달라고 떼쓰고(“원수 같은 아이들”), 교수 같은 고학력자일지라도 정년보장을 받을 수 없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초조해하며(“영문학 교수”), ‘배우자를 미국으로 데려올 수 없는 .. 2011. 5. 13.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먹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먹었다 : 우디 앨런 단편소설집 (원서 : Mere Anarchy, 2007) 우디 앨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우디 앨런은 “애니홀Annie Hall”(1977)로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을 수상한 유명 감독이면서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로 열 두 번이나 노미네이트 된 전문 각본가다. “차라투스트는 이렇게 먹었다”는 어린 시절부터 글쓰기에 재능을 보였다는 그가 어느 정도 유명해진 후 “뉴요커”에 연재한 단편 소설들을 묶어 낸 책으로,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패러디한 제목에서 짐작 할 수 있겠지만, 지적(知的)인 작가의 독설이 유우머러스하게 표현된 글들이다. 최근 개봉한 “환상의 그대”에서 보여준 우디 앨런의 유우머는 주인공 나오미 와츠처럼 현실적이고, 도시적이면서 깔.. 2011. 3. 21.
딱 90일만 더 살아볼까 딱 90일만 더 살아볼까 : 원제 A Long Way Down (2005) 닉 혼비 지음 | 문학사상사 12월 31일, 고층 아파트 토퍼스 하우스 옥상에서 만난 사람들은 저마다 죽고 싶은 사연이 있다. 유명 방송인이면서 10대 소녀와의 스캔들로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하는)은 마틴, 중증 장애아인 아들 때문에 평생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미혼모 모린, 유명 정치가의 딸이지만 집안 분위기에 질식할 것 같은 제스, 꿈과 여자친구를 한꺼번에 읽게 된 제이제이는 자살을 실행하지 못하고 지상으로 내려오지만, 살아가야 할 이유와 친구를 얻게 된다...는 교훈적인 결론이다. '대담하고 흡입력 있는 이야기 전개와 면도날 같은 위트'라는 소설보다 더 멋진 홍보 문구와 생전 책 한 권 안 읽는 친구의 "나같은 애가 재.. 2009. 1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