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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47

땡큐! 스타벅스 땡큐! 스타벅스: 그곳에서 내 인생은 다시 시작되었다 마이클 게이츠 길 저/이수정 역 | 세종서적 | 원제 : How Starbucks Saved My Life 파산, 이혼 후 우연히 스타벅스에서 일하게 되면서 삶의 의미를 되찾은 남자의 이야기다. 풍족한 환경에서, 좋은 교육을 받으며 자라나 예일대학을 졸업하고 세계 굴지의 광고회사 JWT에서 이사직까지 맡았다는 마이클 게이츠 길. ‘커다란 집, 멋진 직업, 고급스런 양복’에, 한평생 일밖에 모르고 살았는데 왜 63세에 빈털터리가 되었을까. 뭐, 그럴만한 사연이 있었다. 어쨌거나 그를 구한 것이 바로 ‘스타벅스’였다. 스타벅스에서 일한다는 건 편안함과 안정감, 내면의 자신감, 격려, 순수한 애정, 파트너들과 손님들 사이에 오가는 신뢰(p.259)가 넘치는.. 2012. 7. 29.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장하준 정승일 이종태의 쾌도난마 한국경제 장하준,정승일,이종태 공저 | 부키 자유주의는 신자유주의와 다른 ‘합리적 자유주의’를 말하는 걸까? 정승일은 경제 민주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자유주의자나 합리적 자유주의, 혹은 진보적 자유주의자라고 하지만, 사실 그들의 주장 대부분은 "한국의 노동자, 시민이 아니라 국내외 금융 자본을 위한 신자유주의 정책"(p.15)이라고 말한다. 장하준은 미국 지식인들이 유럽의 사민주의 정책들을 ‘리버럴(liberal)’이라고 하는 바람에 한국에서 자유주의와 진보를 (유사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으나, 사실 자유주의는 근본적으로는 시장주의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니 자유주의는 사민주의 정책의 핵심인 ‘복지’와는 한참 거리가 먼 주의인 것이다. 김대중,.. 2012. 7. 23.
가을 여자 가을 여자 오정희 저 | 랜덤하우스코리아 "일상에서 일어나는 자잘한 사건들이나 휙 스쳐간 단상, 이미지, 때로는 한 편의 긴 소설을 위한 스케치가 짧은 소설들로 형상화되기도 하였다"는 글들, "여러 해에 걸쳐 틈틈이 쓰고 발표했던" 그 짧은 글들을 읽고 있자니 내 삶도 이렇게 자잘한 사건들로 이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집, 또는 옆집, 앞집, 동네에서 일어나는 일이고, 몇 년 전, 혹은 어제, 아니면 내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는 것들. 책 속 구절: 저녁설거지를 하며 활란은 자꾸 부엌 창으로 밖을 내다보았다. 문상객인 듯한 사람들이 몇몇씩 무리지어 자동차에서 내리고 탔다. 단지 분주하고 버잡스런 분위기일 뿐 망자의 저승길 밝힌다는 곡(哭)의 습속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이렇게 살다가 어느.. 2012. 7. 16.
우연의 음악 우연의 음악 폴 오스터 저/황보석 역 | 열린책들 소방수 나쉬는 뜻밖의 유산 상속으로 20만 달러 가까이의 엄청난 돈을 갖게 된다. 두 살 때 마지막으로 본 후 삼십 년 넘게 보지 못한 아버지가 남긴 것이다. 3만 달러가 넘는 빚을 한 번에 갚고, 차를 사고, 친구들과 파티를 하고, 휴가를 내서 2주간 자동차로 서부를 여행하고, 딸을 위해 신탁 자금으로 얼마간의 돈을 맡긴 후 그에게는 6만 달러가 남았다. 어린 딸의 엄마는 일찌감치 집을 뛰쳐나갔고, 딸은 지금 나쉬의 친누나 집에서 사촌들과 함께 행복하게 지내는 중이다. 나쉬는 아예 직장을 그만두고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내기로 한다. 그렇게 일 년을, 돈이 떨어질 때까지 돌아다니다가 ‘자칭 도박의 명수’ 포시를 만나고 난 뒤 그의 인생은 또 다.. 2012. 7. 9.
빨간 공책 빨간 공책 폴 오스터 저/김석희 역 | 열린책들 | 원제 : The Red Notebook 폴 오스터의 “왜 쓰는가”와 일란성쌍둥이 같은 책이다. 표지 디자인이 같고(글씨 컬러가 다르다), 제본 형태도, 짧은 글들의 모음인 것도 같고, 책 내용이 손글씨체로 되어 있는 것도 같다(두 책의 글씨체는 다르다). 이 책 역시 품절상태라 온라인 중고샵에서 주문. ‘거의 새 책’이 왔다. 우연과 인연에 대한 짧은 에세이(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는 건 “왜 쓰는가”와 같지만, 이 책이 이야깃거리가 더 많고 재미있다. 혹시 두 권 중에 무엇을 읽을까 생각한다면, “빨간 공책”이 낫겠다. 하지만 둘 다 100페이지 내외 분량이라 금새 다 읽어버리게 되므로, 폴 오스터의 팬이라면 두 권 다 읽을 것을 권장함. 2012. 7. 8.
왜 쓰는가? 왜 쓰는가? 폴 오스터 저/김석희 역 | 열린책들 | 원제 : Why Write? (1996) 폴 오스터의 책을 이것 저것 사려고 보니, 절판된 게 여러 권이다. 이 책 역시 품절이고, 다시 나오게 될 지 어떨지 몰라 중고서점을 뒤져, 책 상태가 '새책'이라는 걸 보고 주문했다. 내가 찾을 당시에는 주요 중고서점 중 오직 한 군데에 딱 한 권만 있어, 서둘러 주문. 확실히 '새책'이 왔다. 운 좋게도. 100페이지 남짓한 분량인데도 열린 책들에서 주로 하는 사철 방식 제본의 양장본(하드 커버)이다. 짧은 글들을 모아 놓은 에세이집으로, 너무 짧고 싱거워서 실망할수도 있지만, 폴 오스터 특유의 이야기거리가 즐겁게 읽힌다. 짧은 에피소드 중에 폴 오스터가 왜 글을 쓰게 되었는지(대단한 내용은 아니다)에 대한.. 2012. 7. 8.
욕망해도 괜찮아 욕망해도 괜찮아 김두식 저 | 창비 김두식의 책은 처음인데, "불멸의 신성가족" "불편해도 괜찮아" 등을 쓴, 나름 유명한 필자인 모양이다. 저자 자신은 '유명해지고 싶은 욕망'과 '유명해지고 싶은 욕망을 들켜서는 안 된다는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듣보잡' 저자라고 말하면서도, 사실은 어느 정도의 인지도가 있음을 지속적으로, 은근히 자랑하고 있다. "색(色)과 계(戒) 사이에서 고민하는 소심한 아저씨"인 저자는 지금까지 ‘계(戒)’의 세계를 지켜왔지만, 생각해보면 ‘색(色)’을 욕망했어도 좋았겠다고 말한다. 저자 가족의 역사를 살펴보니, 저자 자신은 '과도한 규범성'을 갖게 될 수밖에 없고, '도덕적 감시자'의 역할을 할 수밖에 없었긴 하지만, 사실 '욕망하는 것'이 그리 나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2012. 7.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