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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47

환영 환영 김이설 저 | 자음과모음(이룸) 경향신문에서 2012년 주목할 만한 작가로 꼽은(“김영하•김애란•김이설, 이 소설가 3명을 주목하라”) 김이설이 2011년에 내 놓은 경장편 소설. ‘가난의 늪’으로 빠진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은, 온갖 불행이란 불행은 다 끌어안고 살아가는 한 여성의 이야기다. 그녀는 “참을 만큼 참고도 더 참아야 하는 건 가족”이라고 했지만, 그 가족을 견디면 견딜수록 희망과 현실의 간격은 더욱 커져만 가고, 서울 근교의 닭백숙집에서 하루 열두 시간씩 일해봤자 그녀의 삶은 더욱 무거워질 뿐이다. 불편하지만 알아야 할 현실의 이야기인가. 그럴 것이다. 2012. 1. 16.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무라카미 하루키 저/이영미 역 | 비채 | 원서 : 村上春樹 雜文集 소설가가 소설도 아니고 에세이도 아닌 ‘잡문’따위를 모아 “잡문집”이라고 이름붙여 책을 내는데도 발간 전부터 베스트셀러가 되는 건 무라카미 하루키나 가능한 일일거다. “실로 ‘잡다’하다고 할 수 밖에 없는 구성”이라 편집 과정에서도 계속 ‘잡문집’이라고 불렀고, 그래서 “잡다한 글들이니 철저하게 잡다하게 가도 괜찮을 거라” 생각하고 낸 것이고, 두툼하지만(500쪽 정도) 손에 들기 쉬운 사이즈에 내용도 가벼워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하루키 팬들에게는 얼마나 기쁘고 반가운 책인지 말할 필요도 없고. 이 책은 많은 독자의 마음을 설레게 했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소설이나 에세이에 비해 반가움이 덜했고, 읽고 나니.. 2011. 12. 29.
오늘 밤은 잠들 수 없어 오늘 밤은 잠들 수 없어 미야베 미유키 저/김해용 역 | 황매 | 원서 : 今夜は眠れない 미야베 미유키 초기작으로, 예기치못한 5억엔의 유산을 받게 된 한 가족의 이야기다. 이 소설만으로는 미미여사(미야베 미유키의 별칭)의 진가를 알 수 없는데, 상속인-피상속인의 미스터리한 관계를 풀어가는 사람이 중학교 1학년인 아들과 그 친구라는 좀 때문이다(조숙하고 똘똘하긴 하지만, 어쨌거나 중학생인것이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고, 막판에 반전이 있어 재미를 준다. 2011. 12. 5.
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 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 안나 가발다 저/김민정 역 | 문학세계사 말랑말랑한 연애소설같은 제목을 달고 나온 이 책은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의 작가 안나 가발다의 첫 작품집이다. 서른 살의 무명 작가는 이 책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이후 나오는 작품마다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게 된다. 이 책에 실린 열 두 편의 작품은 등장인물도, 배경도, 내용도 제각각인데, 어떤 것들은 자크 프레베르의 시처럼 짧고 경쾌하고, 어떤 것들은 사강의 소설처럼 감성적이었다가, 때론 코메디가 되기도 하고, 기발한 복수극으로 끝나기도 한다. 처음에는 "좀 가볍지 않나" 싶다가도 읽다보면 점점 빠져들게 되는 매력적인 작품집. 이 책의 제목은 예상과 달리 휴가를 나온 군인이 기차역에서 어머니 또는 동생의 마중을 기대.. 2011. 11. 28.
대답은 필요 없어 대답은 필요 없어 미야베 미유키 저/한희선 역 | 북스피어 | 원서 : 返事はいらない "모방범"의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단편 소설집. 미야베 미유키는 미스테리물 분야에서는 일본 최고 인기 작가지만 이 단편집은 초기작이라 그런지 특별하지 않고 다른 작가의 작품과 혼동되기도 한다. 그렇더라도 역시 흥미진진하고 읽기에 즐거운 것은 사실. 도쿄 여성의 단면을 보여준 "배신하지 마"가 흥미로웠다. 2011. 1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