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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소설

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

by mariannne 2011. 11. 28.


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
안나 가발다 저/김민정 역 | 문학세계사


말랑말랑한 연애소설같은 제목을 달고 나온 이 책은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의 작가 안나 가발다의 첫 작품집이다. 서른 살의 무명 작가는 이 책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이후 나오는 작품마다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게 된다. 이 책에 실린 열 두 편의 작품은 등장인물도, 배경도, 내용도 제각각인데, 어떤 것들은 자크 프레베르의 시처럼 짧고 경쾌하고, 어떤 것들은 사강의 소설처럼 감성적이었다가, 때론 코메디가 되기도 하고, 기발한 복수극으로 끝나기도 한다. 처음에는 "좀 가볍지 않나" 싶다가도 읽다보면 점점 빠져들게 되는 매력적인 작품집.

이 책의 제목은 예상과 달리 휴가를 나온 군인이 기차역에서 어머니 또는 동생의 마중을 기대하며 생각한 것이다. –  ... 지하철 승강장으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기 전에 나는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주위를 둘러 보았다. 누군가 나를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하고…… 늘 그렇듯 기대가 무너진 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갈 때면 커다란 캔버스 백이 한층 더 무겁게 어깨를 눌러 온다. 어디선가 나를 기다리는 이가 있다면....... 사실 그게 그렇게 힘든 일도 아닌데.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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