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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여행책

뉴욕, 매혹당할 확률 104%

by mariannne 2005. 10. 29.


뉴욕, 매혹당할 확률 104%
(탄산고양이 지음 ㅣ 웅진지식하우스)

일 년 전, 서른 세 살의 싱글이 마음 내키는 대로 쓴 일본 & 뉴질랜드 여행기, “탄산고양이, 집 나가다”를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이 책, 과연 많이 팔릴까?’ - 별 내용은 없지만 왠지 끌리는 책이라 살까 말까를 망설이게 되는 책인 것으로 기억한다. 많이 팔렸는지 어쨌는지 모르겠지만, 일 년 후, 서른 네 살이 된 싱글의 그녀가 또 책을 냈다. “뉴욕, 매혹당할 확률 104%”.

전작보다 정리정돈이 잘 된 것은 물론, 책의 때깔도 고와졌다. 그러면서도 그녀의 유우머 감각이나 제멋대로인 내용 전개는 여전하여, 흥미진진하긴 마찬가지. 제목 역시 매혹 당하기 딱 좋은 ‘뉴욕’이라는 단어가 들어갔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역시 ‘지미추와 마놀로 블라닉 구두를 신고 코스모폴리탄을 마셔 대는 뉴욕’(p.22)이며, “여인의 향기”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 같은 영화나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폴오스터의 “뉴욕 3부작” 같은 문학 작품과 뉴욕을 오버랩한 것, 저자 개인의 추억과 현재의 상황을 뉴욕 여행과 적절하게 믹스시킨 것 등이 참으로 매력적이다. 돈도 없고 남자도 없는 싱글이지만, “여권, 비자, 항공권 그리고 어딜 가서 떡 하나라도 얻어먹는 이 깜찍함! 그렇다. 세계 어디에 내놔도 사그라질 줄 모르는 나의 이 귀여움이야말로 여행을 떠나는 나만의 핵심 비결이다”라고 얘기하는 그녀의 재치, 여전히 멋지다!

책 속 구절 :
잘 모르는 도시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이란 처음 보는 호텔에 익숙해 지려고 애쓰는 것이다. 화장실에 칫솔 따위를 가져다 놓고 에어컨을 살펴보거나 TV를 켜거나 한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도 낡은 호텔 복도 끝에서 보는 풍경은 또 다시 여행자의 기분을 낯설게 만든다. 싸구려 호텔 방의 창밖에는 관광객의 눈에 띄지 않는 도시의 반대쪽이 숨어져 있곤 했다.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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