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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여행책

탄산고양이 집 나가다

by mariannne 2004. 11. 9.

탄산고양이, 집 나가다 : 톡 쏘는 싱글의 익사이팅 해외 가출기
(전지영 글,그림 | 랜덤하우스중앙)

이 여자, 인간 스노우캣이라 할 수 있다. 주변에서 뭐라고 하거나 말거나, 들은 척 만 척 딴청이지만 그렇다고 신경을 안 쓰는 것도 아니고, 소심한 마음에 상처는 받되 금새 잊는 사람. 게으른 것 같기도 하고, 여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생각이 많은 것 같다가도 사실 알고 보면 유치하기 짝이 없는 뭐.. 그런 사람(일 것 같다).

제목과 표지만으로도 가벼워 보이는 이 책은 처음 짐작했던 것처럼 다 읽어봤자 대단한 내용이 없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글 중에서도 흔하디 흔한 사적(私的) 여행기다. 서른 셋 씩이나 된 싱글로, 인터넷 쇼핑과 빈둥거리기를 즐기는 귀차니스트다. 혼자 원룸에서 뒹굴다가 먹을 것 떨어지면 부모님 집으로 들어가 눈칫밥 얻어먹고, 밥값 대신 잔소리 듣다가 원룸으로 돌아오는 노/처/녀. 계획적으로 여행을 즐기는 타입도 아니라서 어느 날, 홧김에 일본으로 떠난다. 떠난다고 하기에는 좀 어설픈 여행이라, 그래서 며칠 만에 다시 돌아온다. 그리고 다시 친언니가 사는 뉴질랜드로 간다. 한 달 정도.

이 책은 짧은 일본 여행과 그보다 조금 긴 뉴질랜드 여행의 기록이다. 곱게 자란 것도 아니면서 불편한 잠자리는 못견뎌하고, 그러면서도 금새 잠들어버리는 이도 저도 아닌 이 아가씨는, 자신의 일관성 없음과 되는대로 생각하기, 내친김에 해버리기, 무대포, 배짱을 너무나 솔직하게 드러내는 바람에 대단히 매력적이다.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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