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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19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 프랑스라는 거울을 통해 본 한국 사회의 초상 홍세화 저 | 한겨레출판 며칠 전에 읽은 “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보다 훨씬 재미있는 책이다. 이 책은 홍세화 씨가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로 유명해 지고 나서 몇 년 후인 1999년에 출간되었는데, 이 때는 그가 아직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이다. 20년을 빠리에서 거주하고 있는 사람의 눈으로 프랑스와 한국의 문화를 비교한 것이고, 프랑스 이야기가 더 많다. 프랑스는, 한국과 달리 형식과 권위가 중요치 않은 나라이고, 각자의 개성이 중요한 나라, ‘질서’보다 ‘정의’가 앞서는(즉 ‘사회불의보다는 차라리 무질서를 택한다’는) 나라다. 프랑스 역사가인 쥘 미슐레는 “영국은 제국이고, 독일은 민족이며, 프랑스는 개인이.. 2012. 8. 21.
땡큐! 스타벅스 땡큐! 스타벅스: 그곳에서 내 인생은 다시 시작되었다 마이클 게이츠 길 저/이수정 역 | 세종서적 | 원제 : How Starbucks Saved My Life 파산, 이혼 후 우연히 스타벅스에서 일하게 되면서 삶의 의미를 되찾은 남자의 이야기다. 풍족한 환경에서, 좋은 교육을 받으며 자라나 예일대학을 졸업하고 세계 굴지의 광고회사 JWT에서 이사직까지 맡았다는 마이클 게이츠 길. ‘커다란 집, 멋진 직업, 고급스런 양복’에, 한평생 일밖에 모르고 살았는데 왜 63세에 빈털터리가 되었을까. 뭐, 그럴만한 사연이 있었다. 어쨌거나 그를 구한 것이 바로 ‘스타벅스’였다. 스타벅스에서 일한다는 건 편안함과 안정감, 내면의 자신감, 격려, 순수한 애정, 파트너들과 손님들 사이에 오가는 신뢰(p.259)가 넘치는.. 2012. 7. 29.
빨간 공책 빨간 공책 폴 오스터 저/김석희 역 | 열린책들 | 원제 : The Red Notebook 폴 오스터의 “왜 쓰는가”와 일란성쌍둥이 같은 책이다. 표지 디자인이 같고(글씨 컬러가 다르다), 제본 형태도, 짧은 글들의 모음인 것도 같고, 책 내용이 손글씨체로 되어 있는 것도 같다(두 책의 글씨체는 다르다). 이 책 역시 품절상태라 온라인 중고샵에서 주문. ‘거의 새 책’이 왔다. 우연과 인연에 대한 짧은 에세이(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는 건 “왜 쓰는가”와 같지만, 이 책이 이야깃거리가 더 많고 재미있다. 혹시 두 권 중에 무엇을 읽을까 생각한다면, “빨간 공책”이 낫겠다. 하지만 둘 다 100페이지 내외 분량이라 금새 다 읽어버리게 되므로, 폴 오스터의 팬이라면 두 권 다 읽을 것을 권장함. 2012. 7. 8.
욕망해도 괜찮아 욕망해도 괜찮아 김두식 저 | 창비 김두식의 책은 처음인데, "불멸의 신성가족" "불편해도 괜찮아" 등을 쓴, 나름 유명한 필자인 모양이다. 저자 자신은 '유명해지고 싶은 욕망'과 '유명해지고 싶은 욕망을 들켜서는 안 된다는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듣보잡' 저자라고 말하면서도, 사실은 어느 정도의 인지도가 있음을 지속적으로, 은근히 자랑하고 있다. "색(色)과 계(戒) 사이에서 고민하는 소심한 아저씨"인 저자는 지금까지 ‘계(戒)’의 세계를 지켜왔지만, 생각해보면 ‘색(色)’을 욕망했어도 좋았겠다고 말한다. 저자 가족의 역사를 살펴보니, 저자 자신은 '과도한 규범성'을 갖게 될 수밖에 없고, '도덕적 감시자'의 역할을 할 수밖에 없었긴 하지만, 사실 '욕망하는 것'이 그리 나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2012. 7. 6.
1인분 인생 1인분 인생: 진짜 나답게 살기 위한 우석훈의 액션大로망 우석훈 저 | 상상너머 40대 중반인 우석훈이 ‘40세’와 ‘일상성’이라는 주제로 쓴 글을 정리한 에세이집이다. “88만원 세대”의 저자이고 “나는 꼽사리다”으로 알려진 경제학 박사가 ‘부귀영화’(!)따위를 마다하고 유유자적하며 ‘평온한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 시대가 ‘명박시대’라는 고통이 있긴 하지만, 그리고 한국의 40대(특히 ‘남성’)는 이래저래 ‘정신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비루하게’ 살아가긴 하지만, 그래도 세상을, 일상을 좀 명랑하게 얘기해보고 싶은 마음에서 내 놓은 책이다. 태권도 사범인 유단자 아내와 고양이 ‘야옹구’와 함께 사는 즐거운 이야기를 읽고 있자면 이런 생각도 든다. 그는 어쨌거나 마음만 먹으면 어디에서든 한 자리 차지해서 .. 2012. 4.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