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여자
가을 여자 오정희 저 | 랜덤하우스코리아 "일상에서 일어나는 자잘한 사건들이나 휙 스쳐간 단상, 이미지, 때로는 한 편의 긴 소설을 위한 스케치가 짧은 소설들로 형상화되기도 하였다"는 글들, "여러 해에 걸쳐 틈틈이 쓰고 발표했던" 그 짧은 글들을 읽고 있자니 내 삶도 이렇게 자잘한 사건들로 이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집, 또는 옆집, 앞집, 동네에서 일어나는 일이고, 몇 년 전, 혹은 어제, 아니면 내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는 것들. 책 속 구절: 저녁설거지를 하며 활란은 자꾸 부엌 창으로 밖을 내다보았다. 문상객인 듯한 사람들이 몇몇씩 무리지어 자동차에서 내리고 탔다. 단지 분주하고 버잡스런 분위기일 뿐 망자의 저승길 밝힌다는 곡(哭)의 습속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이렇게 살다가 어느..
2012. 7.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