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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인물·자기계발

1250℃ 최고의 나를 만나라

by mariannne 2007. 9. 30.


1250℃ 최고의 나를 만나라
(김범진 저/임승현 그림 | 중앙북스)

"모든 존재는 다 다르게 태어난다"

이 책은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와 같은 우화(fable)이자, 주기적으로 한 권씩 이슈가 되는 자기계발 서적 중 하나다. 텍스트만 읽는 거라면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책을 덮을 수 있겠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며칠이라도 곱씹을 수 있는 명상서적이 될 수도 있겠다.

책 제목에 제시된 '1250도'라는 숫자는 최고의 도자기를 만드는 최적의 온도로, '흙의 밀도는 놀랄 만큼 높아지고 단단해지며, 흙속에 있던 유리질들이 녹아 밖으로 흘러나오게' 되는, 말하자면 '최고의 나'로 바뀌어 세상에 나올 수 있는 온도를 말한다. 책의 주인공인 '슬론'은 토끼와의 경주에서 승리한 바로 그 거북이로, 첫 경기에서는 토끼가 잠든 사이에 열심히 움직여 이길 수 있었지만, 그 다음, 또 그 다음 경주에서는 당연히 지고 마는데, 애초에 토끼와의 경주 자체가 참으로 무의미했다는 것이고, 그제서야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된다는 스토리다.

그러고보니 이 책을 '자기계발'류의 서적으로 분류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 이 책은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변화에 주목하고, 자기를 극복하여 최고의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누구인가를 발견'하고, '내 가슴과 영혼이 원하는 일'을 하며, '내가 가진 최상의 것을 세상에 내놓으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인은 어느 쪽을 더 원하고 있을까.

우화답게 곳곳에서 인간 세계의 경쟁을 빗대어 표현한 문구들이 재미있게 표현되었다. '동물자유구역협정(AFZA, Animal Free Zone Agreement)'으로 인한 개방의 물결, 동물계 최고의 지성인 '그렇구먼' 박사의 저서 "세계는 미끌하다(The World is Slippery)"에서 말하는 '동물 마을 간의 장벽은 사라졌다'는 것이나, 슬론의 저서가 '인터넷 동물서점 애니존닷컴에서 무려 1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는 내용 등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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