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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인물·자기계발

프리다 칼로와 나혜석, 그리고 까미유 글로델

by mariannne 2008. 4. 26.


프리다 칼로와 나혜석, 그리고 까미유 글로델 (정금희 지음 ㅣ 재원)

프리다 칼로의 책을 읽고 싶었는데, 동시에 나혜석과 까미유 끌로델의 삶까지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났다. 어찌보면 셋 모두를 제대로 읽을 수 없는 책이기도 하지만, 짧은 시간에 세 명 예술가의 삶을 엿볼 수 있어 좋은 책이다.

영화 "밀양"에서는, 남편을 잃고 밀양으로 내려온 신애(전도연 분)에게 길 건너 약국 약사가 "당신처럼 불행한 사람에게는 하나님의 사랑이 필요하다"고 다정하게 말을 건네는 장면이 나온다. 신애는 "난 불행하지 않다"며 냉소한다. 누가 스스로의 삶이 아닌, 다른 사람의 삶에 '불행'이라는 단어를 붙일 수 있을까. 이 책에 나오는 프리다 칼로, 나혜석, 까미유 끌로델의 삶도 그렇다.
 
먼저 프리다 칼로의 이야기다. '6세 때 척추성 소아마비에 걸려 오른쪽 다리를 쓰지 못하게 되었고'(p.19) 18세 때 버스 사고로 척추와 오른쪽 다리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고 쇠막대기가 그녀의 자궁을 관통하기까지 해, '멕시코와 미국을 오가며 무려 32번의 외과수술을 받아야'(p.21)했던 프리다 칼로. 평생을 통증과 함께 살아야 했던 삶이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가인 디에고와 결혼하여 많은 유명인과 교류하고(그 중에는 러시아 혁명의 주동자 트로츠키도 있었다), 피카소나 칸딘스키에게 격찬을 받는 화가로 명성을 떨친, 그녀의 삶은 불행한가?

나혜석은 다른 두 명과 달리 온갖 것을 자초한 삶이라 할 수 있다. 오히려 '시대'를 잘못 만났다는 게 더 낫겠다. 그녀 자신은 아이들에게 이렇게 전한다. - "4남매 아이들아, 에미를 원망치 말고 사회제도와 도덕과 법률과 인습을 원망하라. 네 에미는 과도기의 선각자로 그 운명의 줄에 희생된 자였느니라" - 그녀는 자신의 예술 활동을 이해하는 남편을 만나 더할 수 없이 풍요한 삶을 누렸고, 당시로서는 드물게 세계 여행까지 떠났다. 그러나 여행 중에 만난 최 린과 염문을 뿌리며 '원치 않는 이혼'을 하게 되고 이후 가족은 물론 염문의 상대였던 최 린과 모든 지인들로부터 외면을 당하며 고립되었고, 결국 '행려병 환자'로 세상을 마감한다.

까미유 끌로델의 삶은 영화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 세계적인 조각가 로댕의 연인으로, 그보다 훨씬 뛰어난 재능이 있었을지 모르는데도 세상에 외면당하며, 가족에게서도 버림받아 정신병원에서 30년을 살아야했던 천재적 예술가.

이 책 한 권을 통해 읽을 수 있는 것은, 그녀들의 삶의 전반적인 스토리와 몇몇 작품들이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각각의 평전이나 작품집을 통해 확인하는 게 좋겠다. 나혜석의 이야기는 "나혜석 평전"(중앙m&b)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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