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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비소설

지식인의 서재

by mariannne 2013. 10. 30.


지식인의 서재- 그리고 그들은 누군가의 책이 되었다 

한정원 (지은이) | 전영건 (사진) | 행성B잎새 | 2011-05-18 


책에 대한 책을 읽었다. 안 그래도 책 때문에 마음 한구석이 묵직한데, 내 짐은 고민 축에도 못 낄 지경이다. 읽지 않고 쌓아둔 책이 수십 권이지만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니까 가벼운 마음으로 몇 년은 더 둬야겠다. 

작가 한정원이 만난 열 다섯명의 애서가는 저마다 엄청난 독서력(讀書力)을 갖고 있다. 솟대예술작가 이안수의 서재는 헤이리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모티브원'이다. 손님과 함께 공유하는 1만 2천 권의 책은 그야말로 '책의 숲'을 이룬다. 김용택은 젊었을 때 도스트예프스키 전집을 읽은 이후 13년 동안 1년에 1백 권이 넘는 책을 읽다가 시인이 되었다. 최재천 교수는 과학자이지만 그의 서재에는 인문책과 예술책으로 가득하고, 4천 권이나 되는 책 때문에 이사할 때마다 애를 먹는다. 전 국회의원 김진애는 매일 새벽 4시 반에 일어나는 새벽형 인간으로, 일년에 책을 3백여 권 읽고, 20여 년 동안 서른 권이 넘는 책을 썼다. 박원순 현 서울시장은 이미 몇 만 권의 책을 기증하고도 또 몇 만 권을 갖고 있는데다가, 하고싶은 게 너무  많아 500년은 더 살면서 책을 몇 만 권 쓰고싶다고 한다. 책 디자이너 정병규의 서재에는 4만 권의 책이 있고,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산 책만 3천 90여 권, 건축가 승효상의 서재에는 책이 8천 권이다. 

책 읽는 사람은 책에 대한 욕심이 많다. 읽지도 못할 책을 사모으는 게 가끔은 바보같이 생각되기도 한다. 

“제가 그리스 문인 카잔차키스를 좋아하는데, 그 사람이 자서전에서 이런 말을 했어요. ‘서가에 꽂혀 있는 책을 어떻게 다 보겠는가. 꽂혀 있는 책을 계속 들여다보면 그 내용을 다 알 수 있다.’라고. 저는 그 작가의 그런 점이 굉장히 마음에 들어요.” (p.183, 배병우의 서재 중에서) 

쌓여가는 책들이 더 많아졌다고 느낄 때마다 그는 어느 교수님의 말을 떠올린다. 
“책은 읽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쌓아놓기 위해서 사는 겁니다.”
이 말을 떠올리며 일종의 해방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래서 더욱 읽는 힘이 난단다. (p.321~324, 김성룡의 서재 중에서) 

하지만, 굉장히 아무렇지도 않은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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