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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소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by mariannne 2009. 6. 16.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원제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2008)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케빈 코넬 그림 | 노블마인)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갑니다.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 때문에 다들 아시겠지만, 이 소설은 노인으로 태어나 어린아이가 되어 죽는, 벤자민 버튼이라는 남자의 이야기지요.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 피츠제럴드가, 자신의 소설 중에 가장 재미있다고 말한 단편이고, 이 책은 그 단편을 만화로 그려낸 것입니다. 만화에 이어 소설이 이어지는데, 만화를 먼저 보게 되니, 한편으로는 굉장히 리얼하게 와 닿고(수염이 달린 할아버지의 모습이나, 아득함 속에 사라지는 갓난, 아니 곧 죽을 아기의 모습 따위), 한편으로는 소설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는 상상의 즐거움이 사라져 아쉽기도 합니다. 갓난아이가 되어 죽는다고, 자신의 죽을 날을 알 수 있을까요?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태어났을 때 도대체 몇 살의 늙은이로 태어났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죠. 지금 내가 도대체 몇 살의 어린이만큼 늙었는지를 알 수가 없습니다. 이야기의 전반에 걸쳐, 주인공인 벤자민 버튼은 별로 불행해 보이지 않지만, 남들과 같은 꿈을 가질 수 없다는 건 좀 슬픈 일이 아닐까 싶네요. 게다가 점점 젊어지는 자신과 달리 급속도로 늙어가는 부인을 바라봐야 한다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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