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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비소설

보수 · 진보의 논쟁을 넘어서

by mariannne 2008. 2. 2.

보수ㆍ진보의 논쟁을 넘어서 - SERI 연구 에세이

(현승윤 저 | 삼성경제연구소)

보수와 진보의 장점만을 더한다면

'보수라는 말 자체가 현재의 것에 집착한다는 이미지를 주는 반면 진보는 무엇인가 나아진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기 때문에 말싸움에서부터 보수는 한 수 밑지고 들어가는 셈'(p.63)이지만, 대한민국에서 '보수'는 정치적 탄압이나 독재, 사상의 억압 때문에 더욱 '부정적'이다. '진보'의 실정(失政)으로 오히려 '보수'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지만, 그 이전의 수 십 년 동안 '보수 세력의 도덕성에 업청난 흠집'을 내고 '진보 세력이 발흥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p.68)한 정권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신은 '보수'인가, '진보'인가? 이 책에서는 '보수'와 '진보'를 이렇게 설명한다. - '보수주의자들은 인간이 활동하는 과정에서 변화가 자연스럽게 생성돼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진보주의자들은 변화를 인위적으로 이끌어내거나 특정한 방향으로 변화가 필연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믿는다.'(p.18)고. 진보주의자들이 제시하는 목표점은 자유민주주의일 수도 있고, 사회주의일 수도 있고, 종교적인 이상사회일 수도 있'(p.24)는데, 어쨌든 '현재 사회가 많은 문제들과 모순을 안고 있'기 때문에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구체적인 방법론을 내 놓'으며, '세상을 급진적으로 바꾸려'고 한다는 것. 반면, 보수주의자들이 사회변화를 추구하는 방식은 '과거의 여러 시도들을 통해 형성된 현실을 중시하고, 현실 속에서 모든 주체들이 활동하면서 좋은 전통들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자유로운 여건을 만드는 것'(p.24)이다. 물론 '보수'는 '수구'와 구별되어야 한다. ‘새로운 사상이나 제도 등이 유입되지 않도록 문을 닫는 것은 수구(守舊)다. 꽉 닫힌 세상이 아니라 변화를 능동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유연성이야말로 수구로부터 보수를 구분하는 기준'(p.23)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보수주의의 근본철학과 문제를 풀어가는 방법론'이 '현실을 진정으로 바꾸는 실체적인 힘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며, '진보 세력이 보여준 열정과 헌신성, 좋은 의도로 문제를 풀어가려는 태도는 언제나 감동적'이라고 말한다. 시장경제, 국민윤리교육, 국가 보안법에 대해서는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 신행정수도 건설과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에 대한 의견은? 보수냐, 진보냐의 논쟁을 넘어서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기'를 희망하는 저자의 긍정적 바람은 대한민국에서의 '보수', 대한민국에서의 '진보'에 대한 성찰로 시작되어야 할 것이고, 이 책은 좋은 안내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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