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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여행책

철이 없으면 사는 게 즐겁다

by mariannne 2002. 6. 1.

철이 없으면 사는 게 즐겁다
(홍성만·설윤성 공저 | 우물이있는집)

난 여행기가 좋다. 특별히 여행을 자주 하지도 않으면서, 목돈 생기면 하고 싶은 일로 젤 먼저 '여행'을 꼽는 수많은 사람들 중의 한 명인 나는, 여행기(특히 유럽여행기)만 보면 냉큼 사고 싶어진다. 그래서 이 책도 서점에서 본 순간 찜하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인터넷으로 사 버렸다.

부부의 여행기는 전에도 몇 권 읽은 기억이 있다. 이 책은 전에 봤던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고, 더 튀지도 않는다. 26개 나라(왠만한 나라는 모두 밟았다)를 1년 동안 돌아봤다면, 보통 여행은 아닌데도 약 300페이지의 얇은 책자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기 때문에 너무 심플하다. 그래서 아쉽고 실망스럽다.

자칭 '꿈틀이 부부'인 이들의 글은 무척 솔직하고 따뜻하다. 좋은 대학을 나오고 대기업에서 만난 이들이라 잉크 냄새를 풀풀 풍길까 걱정도 했지만, 그건 기우였다. 그보다는 정말 '착하디 착한 순딩이'들의 여행기라는 말이 더 어울리겠다. 특별한 컨셉 없고, 대단한 고생담도 없는 이들의 여행기는 친근감이 느껴져 더 좋고, 재미있다. 부부의 글솜씨도 보통 이상이라 즐겁다. 좀 더 분량이 많았으면, 사진도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 뿐. 부부의 홈페이지도 있다니, 한 번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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