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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여행책

한비야의 중국견문록

by mariannne 2001. 9. 4.

한비야의 중국견문록
(한비야 저 | 푸른숲)
 
한비야의 전하는 중국은 역시 사고가 불합리하고, 약간은 뒤떨어졌으며, 말을 배우는 것도 쉽지는 않은, 그런 곳이다. 하지만, 그녀만의 '진취적이며 긍정적 사고 방식'은 이 모든 것들을 아주 매력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 곳에도 우리와 같은 인간이 살고 있으며, 따뜻한 정이 흐른다는 사실, 앞으로의 무한한 발전가능성, 그리고 어렵게 배운 한자와 중국말이 얼마나 재미있고 쓸모가 있는지에 대하여.
중국의 경제와 정치, 오래된 문화를 알기 이 전에 지금 중국의 평범한 시민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먼저 집어드는 것이 좋겠다. 물론 그녀의 끊임없는 기행이 궁금한 사람에게도 이 책은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다.

책 속 구절 :
중국을 여행하는 외국인들에게 제일 무서운 말이 무엇인 줄 아는가? 바로 '메이여우'다. 그들에게 '메이여우'는 단지 '없어요' 혹은 '아니예요'가 아니라 '너, 이제 큰일났어'라는 말과 동의어니까. 물론 지금은 내가 2년 전 중국 여행을 할 때와 비교하면 눈을 비비고 다시 봐야 할 정도로 변했지만, 그때는 기차표를 살 때나 비자를 연장할 때, 숙소를 구할 때마다 이 소리를 들으면 바짝 긴장이 되었다. 예를 들어, 여관에 가서 빈 방이나 빈 침대가 있냐고 하면 십중팔구 '메이여우'라고 한다. 장부를 들춰본다거나 컴퓨터를 두드려보거나 각 층 담당자에게 한마디 물어보지도 않고 말이다. 2~3일 기차를 타고 와서 파김치가 되어 한밤중에 내린 곳에서 이런 식으로 여관마다 딱지를 맞으면 내가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이런 여행을 하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처음에는 순진하게 곧이곧대로 믿었는데, 시간이 흐르니 그 말이 정말 없다는 말이 아니라 지금 일하기 싫으니 말 시키지 말라는 뜻이라는 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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