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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여행책

LOVE&FREE

by mariannne 2003. 12. 10.

LOVE & FREE : 자기를 찾아 떠나는 젊음의 세계방랑기
(다카하시 아유무 저 | 동아시아)

이런 느낌의 책은… 읽고 나면 갑자기 내 삶이 너무 어처구니 없어 보인다. 마치 누군가가 내 삶을 어떤 틀에 꼭 맞추어 제작한 듯한 착각(이길). 그리고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나는 이 곳에서 무얼 하고 있는 것일까.
영혼이 자유롭다는 말은 꼭 유목민이나 집시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간에 쫓기어 출근하고, 잠에 취해 지하철을 타고, 점심시간을 기다리고, 허접한 인터넷 뉴스 페이지를 전전하며 보낸 하루하루, 푸념으로 마감하는 술자리를 즐기는 생활은 절대로 ‘영혼의 자유로움’ 따위와 어울리지 않는다. 이런 측은한 인생이라니…
꼭 떠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저자는 이렇게 얘기한다. "너는 무엇을 하고 싶니? 이 물음에 대답할 수 있다면 여행을 하지 마라.”

이 책은 여행기지만 사실 흔히 생각하는 그런 여행기를 기대해서는 안된다. 여행을 하면서 남긴 기록이지만, 여행지의 그 어떤 정보도 제공받을 수 없다. 떠나고 싶어 떠났고, 떠났기 때문에 다행히도 인생의 이모저모를 깨달았고, 그 느낌을 공유하기 위해 책을 냈다. 어떤 사람은 이 책이 몹시 마음에 들 것이고, 어떤 사람은 30분 만에 읽고 던질 수도 있겠다. 그리고 어떤 날은 이 책이 몹시 마음에 와 닿을 것이고, 어떤 날은 짜증이 나서 견딜 수 없을 수도 있겠다.


책 속 구절 :
자, 이제 슬슬 길 위를 달려보는 게 어때? 느려도 좋아. 지쳐 걸어도 좋아. 꼴찌면 또 어때? 한 발 내딛을 때마다 다른 세상을 보게 될 거야.

제자리걸음도 구두 바닥이 닳긴 마찬가진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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