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사회·정치·역사

나는 왜 불온한가

by mariannne 2006. 1. 30.


나는 왜 불온한가
: B급 좌파 김규항, 진보의 거처를 묻다
(김규항 지음 ㅣ 돌베개)

B급 좌파 김규항의 두 번째 칼럼집이다. 그는 이 책에서 “지금 이 나라의 젊은 사람들 대부분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저녁 먹고 나서 인터넷 세상에 들어가 다들 사회평론가로 활동합니다. 바야흐로 온 국민이 사회평론가인 시절”이라 말하며 “오로지 체제가 제공하는 이슈에 매일 밤 메뚜기 떼처럼 몰려다니며 좀더 근본적인 사회적 모순들을 은폐하는 데 동원”(p.215)되는 ‘밤의 주둥아리’를 향해 다음과 같이 경고한다. - “유식하다 무식하다는 제도 교육의 학력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사회의 한 성원으로서 알아야 할 최소한의 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 그래서 자기 눈으로 세상을 볼 줄 모르는 사람, 그런 사람이 바로 무식한 사람입니다. 한국 사회는 갈수록 그런 무식한 사람들로 가득 차고 있습니다.”(p.205) 그런 무식한 사람들에게 이 책은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인가. 그럴 것이다.

“독일이나 프랑스 같은 나라, 혹은 북구 나라들이 그나마 사람 사는 모습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그 나라에 좌파 정치 세력이 강력하게 존재하기 때문”(p.298~299)이라 믿으며 “한국의 미래 역시 좌파 정치 세력의 성장에 달려 있다”(p.299)고 말하는 그에 동조하지 않는다고 해도 이 책을 읽어보는 게 좋겠다. 시대를 고민하기 위해, 그러면서도 정의롭기 위해, 그리고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 애쓰는 한 남자의 바른 생활이 보이기 때문이다. “주례사”(p168)나 “딸에게 보내는 편지”(p.202)는 왠지 그와 어울리지는 않지만, 그의 나머지 글들을 신뢰하기에 충분하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