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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편소설6

알지 못하는 모든 신들에게 문학 > 소설 > 한국소설 > 한국 단편소설 알지 못하는 모든 신들에게 정이현 저 | 현대문학 | 2018년 09월 단편과 중편 중간쯤 되는 소설이다. 라고 하는데, 새삼 책값이 참 비싸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단편과 중편 중간쯤인데 11,200원이다. 판형이 작고 특이한데, 보통 판형이었으면 1백 페이지도 안될 것 같다. 어쨌거나, 정이현의 소설이라 재미있게 읽었다. 나와 비슷한 동네에서 자라고, 비슷하게 나이를 먹어가는 작가는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만큼의 이야기만 쓴다. 이번에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주인공이다. 약국을 운영하는 세영은 만 열 네살인 중학생 아이를 키운다. 아이가 반장이 되는 바람에 학부모회 임원을 맡았는데, 학교 폭력이 발생하여 열린 학폭위에 참석하지 않으려고 핑계를 대며 남편이 .. 2023. 9. 25.
뉴욕 3부작 뉴욕 3부작 폴 오스터 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 원제 : The New York Trilogy 뉴욕 3부작은 의 세 편을 모아 놓은 소설집이다. 단숨에 읽으면 더 좋았을텐데, 2주에 걸쳐 읽는 바람에 앞서 읽은 소설의 내용을 떠올리려고 책장을 뒤적거려야했다. 대략의 줄거리는 단순하지만, 작품의 주인공들이 연관성을 갖기 때문에 이 사람이 그 사람인가? 그 사람이 이 사람인가? 추측하며 읽었다. 이 소설들은 1985년에서 1986년 사이에 씌여진 것으로, 폴 오스터 소설의 단골 주제인 '우연'이, 여기서 시작되는 모양이다. 세 편 중에서는 "유리의 도시"가 가장 안 읽혀서 끝까지 읽어야 하나 망설였는데, 결국에는 끝까지 읽었다. 마지막 작품인 "잠겨 있는 방"이 가장 좋았다. 몇 년 후에 처.. 2023. 5. 14.
좀머 씨 이야기 좀머 씨 이야기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은이) | 장 자크 상뻬 (그림) | 유혜자 (옮긴이) | 열린책들 | 1999-12-10 | 원제 Die geschichte von herrn Sommer 정확치는 않지만 이 책을 십 수 년도 더 전에 읽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읽고 난 느낌이 비슷한 것 같다. 왜 그렇게 많이 팔리고, 왜 그리 화제였을까, 하는 생각도 여전하구나. 화자의 어린 시절, 바람을 타고 훨훨 날아갈 수도 있을 것 같이 몸이 가볍고 재빠른 시절에 동네에서 매일 볼 수 있는 한 아저씨가 있었으니, 이름은 페터인지 파울인지 하인리히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좀머 씨.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하루종일 급하게 걷기만 하는 좀머 씨는 분명 정신이 좀 이상한 사람이다. 비가 억수로 내리다가 우박으로 변해 .. 2016. 10. 11.
모스크바에서의 오해 모스크바에서의 오해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은이) | 최정수 (옮긴이) | 부키 | 2016-09-09 | 원제 Malentendu À Moscou (2013년) 시몬 드 보부아르가 50대 후반인 1966년에서 1967년 사이에 집필한 이 중편소설은 작가 생전에 발표되지 않았다가, 1992년에야 잡지 지면에 소개되었고, 2013년에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우리나라에는 그보다 몇 년 후인 2016년에 책으로 나왔다. 1962년부터 1966년까지 사르트르와 함께 소련을 여러 차례 방문한 후 쓴 소설이라, 당시의 경험이 반영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은퇴한 60대 부부 앙드레와 니콜은 앙드레와 전처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 마샤를 만나기 위해 모스크바에 간다. 이미 3년 전에 방문한 적이 있고, 다시 여행 삼아 가.. 2016. 9. 16.
전락 전락 필립 로스 (지은이) | 박범수 (옮긴이) | 문학동네 | 2014-09-25 원제 The Humbling (2009년) 번역본 제목인 "전락"이 이 소설에 적합한가? 비록 이 소설이 이렇게 시작하고는 있지만, 그는 마력을 잃고 말았다. 욕구가 소진된 것이다. 그는 무대에서 단 한 번도 실패해본 적이 없었고, 그의 연기는 하나같이 감동적이고 성공적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도저히 연기를 할 수 없었다. [...] 마지막에는 아무도 그의 연기에 관심을 갖지 않았고, 아무도 보러 오지 않았다. 그는 관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었다. 재능이 죽어버린 것이다. (p.9) 그래도, 이야기가 계속 이런 식으로 흘러가는 건 아니다. 비록 주인공 액슬러가 자살에 대한 두려움에 휩싸여 스스로 정.. 2016. 1. 17.
비둘기 비둘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은이) | 유혜자 (옮긴이) | 열린책들 | 2000-02-10 | 원제 Die Taube (1991년) 이 얇은 책에는 나이 쉰 셋의 은행 경비원 조나단 노엘의, 인생에서 가장 혼란스러운 이틀이 담겨 있다. “평생토록 착실했고, 단정했고, 욕심도 안 냈고, 거의 금욕주의자에 가까웠고, 깨끗했고, 언제나 시간을 잘 지켰고, 복종했고, 신뢰를 쌓았고, 예의도 잘 지키며 살아”(p.59)온 조나단은 “빚이라고는 진 적이 없고, 남에게 폐를 끼친 일도 없고, 병에 걸렸던 적도 없고, 사회 보장 보험금에 신세를 진 적도 없고 […] 일생동안 마음이 평안한 작은 공간을 갖는 것 말고는 절대로, 결코 더 이상의 것을 바라지 않”(p.59)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의 앞에 비둘기가 나타났다.. 2014. 4.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