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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만화45

닥터 슬럼프 닥터 슬럼프 (Akira Toriyama ㅣ 학산문화사) 12년 쯤에 손바닥만한 크기의 “닥터 슬럼프”를 갖고 있었다. 18권인가로 완결 되었는데, 마르고 닳도록 보던 베스트 만화 중 하나였다. 한 권에 천 얼마인가, 이천 얼마인가 했던 기억이 나는데… 어느 날 초등학교를 다니는 조카가 와서 탐내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줘버렸다. 갑자기 생각이 나서 구입하려고 인터넷 서점을 뒤져 보니, 옛날 책들은 이미 절판이 되고, 새롭게 “닥터 슬럼프 1”이라는 컬러풀한 표지의 만화가 올라와 있다. 주문을 해서 보니…이런, 실망이다. 옛날의 그 책도 뭐 어른들을 위한 건 아니었지만, 새로 나온 이 책은 완전히 아동용이다. 책 한권이 몽땅 컬러인데, 케이블 TV에서 방영한 내용 그대로인 듯. 이름도 한국식이고, 글자고.. 2004. 6. 28.
사랑해야 하는 딸들 사랑해야 하는 딸들 (FUMI YOSHINAGA 글,그림 | 시공사) “오후”에 연재중인 Fumi Yoshinaga의 단편 5개를 묶어 나온 책. “서양골동 양과자점”으로 유명한 작가다. “서양골동~”도 물론 좋았지만, 흔히 말하는 ‘야오이’를 다룬 내용이 어색하여 그보다는 “아이의 체온”이나 “그는 화원에서 꿈을 꾼다”같은 단편을 더 아끼고 있다. “사랑해야 하는 딸들”은 작정하고 정상적인 사랑, 특히 딸과 어머니와, 할머니, 가족간의 사랑을 그렸다. 이 작가의 미적 감각, 섬세한 감정 표현, 유우머, 그리고 어느 순간 던져지는 짠한 감동을 따라갈 만화가는 많지 않을 듯 싶다. 이 책의 소재가 2, 30대 여성에게만 공감과 지지를 받을 것 같아 좀 안타깝지만, 그보다는 지금도 격월간지에 연재중이라, 몇.. 2004. 6. 20.
엔젤 전설 엔젤 전설 (Norihiro Yagi | 학산문화사) 만화 취향이 비슷한 동료가 추천을 했다. 동네 책 대여점에서 무지 오래 전부터 봐 온 제목인데, 그냥 학원 폭력물이라 생각하고 무시했던 책이다. 학원 폭력물은 맞는데, ‘그냥’이 아니라 대단히 재밌다. (무협, 학원 폭력, 밀리터리, SF 쪽은 원래 거의 읽지 않음) 주인공은 고등학교 1학년인 기타노 세이치로. 마음은 천사같지만 얼굴이 너무 무섭고 기괴하게 생겨 누구나 그가 사람을 몇이나 해쳤을 것이 분명한 깡패로 여긴다. 착한 일을 하려고 가까이가면 모두 도망가고, 같은 반 친구들은 그가 교실 밖으로 나가야만 대화를 시작한다. ‘겉모습만으로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말하는 교장 선생님은 그를 겉모습만으로 문제아라 판단하고 퇴학시키려 애쓴다. 내용.. 2004. 6. 20.
CAFE 알파 CAFE 알파 (Hitoshi Ashinano 글,그림 | 학산문화사) 리뷰만을 믿고 이 만화를 샀다. 행복, 따스함, 잔잔함, 아름다움, 향기… 이 만화의 리뷰에는 이런 단어들이 등장하며 모두들 칭찬 일색인데, 동네 대여점에서는 찾을 수 없어 대형 서점에서 몇 권 구입을 해 버렸다. 집에 가져와 처음 몇 장을 읽으면서 왠지 허무한 느낌이 들었는데, 두 권을 내리 읽을 때까지 계속 같은 느낌이었다. 무슨 만화인지 도통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이 만화는 만화방에 죽치고 앉아 읽거나 학교, 지하철 같은 번잡스러운 곳에서 보면 그 느낌을 제대로 만끽하지 못할 것 같다. 흠… 약속이 없어 온전히 휴식할 수 있는 일요일, 괜히 일찍 잠이 깼을 때, 햇살이 들어오는 창가에서 좋아하는 차를 마시면서 읽으면 좋으려나... 2004. 4. 4.
DOLL 돌 DOLL 돌 (Mitsukazu Mihara 글,그림 | 학산문화사) 이 만화의 장르는 ‘순정 판타지 잔혹’쯤 된다. 이미 작년에 6권으로 완결이 되었는데, 눈에 띄지 않아 이제서야 발견했다. 각 권은 대여섯 개의 단편으로 되어 있어 어느 것을 먼저 읽어도 괜찮지만, 전체적인 주제가 일맥상통하니 이왕이면 한 두 개에서 끝내지 말고, 여러 개를 차근차근 다 보는 게 좋겠다. 제목이 DOLL(인형)이지만 사실 여기에 나오는 DOLL들은 인형이 아니라 A.I.(Artificial Intelligence)다.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 "A.I"의 할리 조엘 오스먼드처럼, 설정 여하에 따라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 하는 인조인간. 때로는 따뜻하고, 때로는 슬프며, 때로는 섬뜩한 장면을 연출하는 이 DOLL들은 인간의.. 2004. 4. 4.
cafe 키치죠우지 cafe 키치죠우지 (Kyoko Negishi 글,그림 | 삼양) 또 하나의 괜찮은 만화 발견. 하지만 강추까지는 아니고… 그러기엔 뭔가 상당히 부족하다.다른 리뷰를 보니 캐릭터가 약해 ‘궁극의 재미’가 없다고 했는데, 맞는 말이다. 이 만화를 그린 사람의 다른 작품이 없어 작가의 실체를 파악하기도 어렵고, 게다가 이 시리즈 또한 어중간하게 3권에 완결이 되어버렸다. 기억하기 힘든 이름의 카페 ‘키치죠우지’에는 다섯 명의 남자가 등장한다.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렇다고 그렇게 튀는 인물도 없다. 프렌치 레스토랑을 배경으로 한 “헤븐”처럼 카페 키치죠우지의 다섯 남자도, 멀쩡한 인물들이 황당하기 그지 없는 행각을 벌이며 전체적으로 코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언뜻 “아즈망가 대왕”의 유우머도 느.. 2004. 4. 2.
헤븐 헤븐 (Sasaki Noriko 글,그림 | 삼양) Sasaki Noriko의 만화는 다 재밌지만, 그 중에서도 헤븐이 최고다. 몇 달에 한 번, 너무 감질나게 나오는 것이 흠일 뿐. 6권이 나오려면 또 몇 달 기다려야겠지… 헤븐에 등장하는 레스토랑 “로윈디시”(이 세상의 끝)의 사장은 안하무인에다가 대책 없이 낙천적인 미스터리 소설가. 세상 무서울 것이 없는 여자다. 이 만화를 보면서 내용이 별로 비슷하지도 않은데, 왠지 “닥터 슬럼프”가 생각났다. 그 어떠한 악조건이나 수렁 바닥에 닿을 듯한 깊은 진지함도 쓸 데 없는 고민이 되어 가볍게 공중으로 날아가버리는 상황. 이렇게 살 수만 있다면 정말 행복할지도 모르겠다. 유우머 만점인 이 만화의 배경은 프렌치 레스토랑인데, 음식에 대한 얘기도 즐겁고, 캐릭.. 2004. 3.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