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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만화45

사랑의 달걀 사랑의 달걀 (Makimura Satoru 글,그림 | 서울문화사) 어쩌자고 이렇게 유치한 제목을 붙여놓은 것일까. 이런 제목이 붙은 이유는 이 책이 “달걀을 깨뜨리지 않으면 오믈렛을 만들 수 없다”는 무척 감동적인 주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 서른에 양다리 남친을 정리하고, 대기업 사무직 자리를 박차고(는 아니지만) 나온 마코. 비록 양다리지만 남친의 청혼을 받아들여 안락한 삶을 누릴 수도 있었고, 회사의 뜻을 순순히 따라 지방으로 전근, 월급 착착 받아가며 당분간 호사를 누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게 아닌데…’ 라는 생각은 평소 소극적이던 마코를 과감하게 만든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최선의 선택은 본인의 의지에 따른 것이어야 한다니까. 우연한 기회에 카페 기샤르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며.. 2005. 2. 16.
호문쿨루스 호문쿨루스 (Yamanoto Hideo 글, 그림 | 대원) 독특한 소재의 만화다. 끔찍하기도 하고. “이런 만화 싫어!”라고 할 사람이 있을 것 같다. 이토준치 시리즈나 이나중 탁구부를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양분되어 있는 것처럼, 이 만화 역시 금세 매니아층와 혐오그룹이 형성될지도 모르겠다. 아니, 분명 매니아가 더 많을 것이다. 두개골에 작은 구멍을 뚫어(영화 “한니발”처럼 끔찍한 장면이 나오진 않는다) 인간의 육감(六感)을 되찾을 수 있다는 가설 하에 마루타가 될 사람을 섭외하는 돈 많은 집 자식. 그리고 기꺼이 실험대상이 되려는 한 남자가 등장. 아쉽게도 1편은 육감인지 뭔지 분명 이상 증후를 느끼기 시작한 남자의 환상으로 끝이 난다. 이 만화는 2편이 나온 다음에 발견했어야 하는데… .. 2005. 1. 24.
불가사의한 소년 불가사의한 소년 (Yamashita Kazumi 글,그림 | 대원) “천재 유교수의 생활”을 그린 Kazumi Yamashita의 신간, 반갑다. 그림 좋고, 내용 좋고, 두 세 번 반복하여 읽기에도 좋다. 이 진지하고 세심한 작가는 무엇을 말하려고 한 것일까. “천재 유교수의 생활”에서 바른 생활 사나이 유교수는 옳고 그름을 구분하지 않았다. 자신과 다른 남의 행동을 보면 호기심을 갖고 관찰하되, 절대 판단하지 않는다. “걸프렌즈”에서도 ‘선’과 ‘악’은 모호하게 혼동된다. 이 책 “불가사의한 소년” 역시 마찬가지다. 인간의 원죄는 어차피 씻을 수 없는 것이며, ‘살아있다는 것’이 가장 가치 있다는 것을 역설한다. 누구나 갖고 있는 마음 속의 ‘욕망’은 ‘살아있기 때문에’ 소중한 것이며, 어쩌면 그 이.. 2005. 1. 1.
섬데이 someday SOMEDAY 섬데이 (Hara Hidenori | 대원) 일찌감치 절판되어 구하기 힘든 책인데 동네에 새로 책 대여점이 생겨 운 좋게 다시 봤다. 8권 완결. hara hidenori는 “레가타”, “청공”, “내 집으로 와요” 등을 그린 사람으로 내가 좋아하는 작가(그의 작품은 웬만하면 다 본다, 의 의미다) 중 하나. 그의 작품 속 인물은 너무나 평범하고 다정하다.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실패, 고민, 좌절을 아주 멋지게 긍정적이 미래와 연결시키는 기발한 재능이 있다. 섬데이(someday)는 대학 졸업반인 카라사와 슈의 취업 일기다. 학교생활, 연애, 아르바이트로 하루 하루를 보내는 사이 주위 사람들은 모두 취업 전선에 뛰어들고, 애인까지 취직해버렸으니 남겨진 슈의 절망감이 얼마나 컸을까. 그 와중.. 2004. 12. 26.
리듬 리듬 (야마모토 야스히토 | 삼양출판사) “리듬”은 “아이언맨”, “타격맨”, “나NA”의 작가 Yasuhito Yamamoto의 작품으로 웬만한 대여점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오래 되었거나 인기가 없어서일테지. 하지만 볼 만 하다. 어찌보면 젊은 사람들에게 꿈과 용기, 희망 같은 것을 듬뿍 선사하고 있는 절대적 건전 만화이기도 하고. 같은 반 친구들에게 놀림거리가 되어도 늘 스마일 표정에 착한 눈을 반짝거리는 중학생 코이와이 진은 어느 날 달리기를 통해 놀라울 정도로 진지한 자신을 발견한다. 그리고 열심히 뛰기 시작한다. 그것도 비현실적으로 ‘잘’ 뛰기 시작한다. 유급 당한 동급생 간지도, 천재 단거리주지 미하루도, 마라톤계의 왕자 카피오도, 멀리 아프리카에서 온 돈바도 그의 해맑은 미소와 형언할 수 .. 2004. 12. 25.
러버즈 러버즈 LOVERS (Mio Matsumoto 글,그림 | 대원) 또 하나의 괜찮은 순정만화 발견. 스물 다섯의 타마키, 케이, 요우지, 루리, 치아키, 다카시(남자 셋, 여자 셋)는 고교 동창생으로, 어떤 커플은 결혼에 성공, 다른 커플은 결혼 직전 파혼, 그리고 또 한 커플은 4권인가 5권까지는 진행중. 역시나 서로 조금씩 엇갈려있고, 이상적인 커플로 보이는 이들도 저마다 비밀스런 속사정을 갖고 있다. 스물 다섯 나이에 겪을 수 있는, 그러니까 일, 사랑, 결혼 같은 사건 속에서 고민, 좌절, 슬픔, 즐거움,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쓸데없이 자극적이거나, 엉뚱한 사건을 만들지 않아 좋긴 한데, 좀 지루한 단점도 있다. 특별히 튀는 캐릭터는 없으며, 여자 주인공인 타마키를 중심으로 얘기가 진.. 2004. 8. 31.
어둠의 목소리 어둠의 목소리 (ITO JUNJI 글,그림 | 시공사) 『소용돌이』『토미에』『공포의 물고기』『이토준지 공포만화 컬렉션』을 그린 이토 준치는 대단히 특별하긴 하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읽기를 꺼리는 작가 중 한 사람이다. 아니, 책 대여점에 꾸준하게 들어오는 걸 보면, 인기가 있는 것 같은데… 내 주위의 사람들은 십중팔구 “그림이 이상해… 그게 재밌단 말이야?”라고 반응한다. 확실히, 재미보다는 뭔가 독특한 점이 있어 신간이 나오면 꼭 보게 된다. 왠지 찝찝한 기분을 감출 수 없지만… 『어둠의 목소리』라는 책이 새로 나왔다. 이전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좀 더 나아진 것도 없지만, 그 긴장감을 늦추지도 않았다. 7개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기괴한 스토리에 잔뜩 공포에 질린 사람들의 리얼한 표정, 압권이다.. 2004. 7.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