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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사회·정치·역사60

번개 - 세상을 바라보는 날카롭고 번뜩이는 이야기 번개 - 세상을 바라보는 날카롭고 번뜩이는 이야기 다니엘 꼬르네호 저 | 도서출판 쿵 | 2017년 03월 책 소개 기사를 온라인으로 읽고, 이건 사서 두고 봐도 좋을 책이라 생각했다. 다니엘 로드리게즈 꼬르네호라는 올해 서른의 스페인 남자가 한국에서 공부해 우리말과 글을 잘 구사해, 이런 책도 냈다. 인스타그램에 본인이 직접 그린 그림과 한국어로 쓴 글로 세상을 비판하는 내용의 콘텐츠를 올렸는데, 그게 책으로 나온 것이다. 촌철살인의 메시지, 마음에 들었다. 책 속 구절: "내 회사원들이 하루에 일하는 시간이 많다고? 하루가 긴 건 내 탓이 아니잖아." 1900년쯤 톨스토이가 쓴 에세이를 기억한다. 톨스토이는 에세이에 모스크바-카잔의 철로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끔찍한 근로조건을 서술했다. 노동자들은 3.. 2023. 2. 7.
조선 선비 살해사건 2 조선 선비 살해사건 2 이덕일 저 | 다산초당 | 2006년 07월 조선시대의 살인사건에 대해 쓴 책으로 짐작했는데, 조선전기 성종부터 명종까지, 사림파를 둘러싼 '4대 사화'에 대해 기록한 역사서였다. 왜 제목을 이렇게 지은것입니까. 훈구파는 '공신집단'이라는 동질성을 가진 집단인데 반해, 사림파는 고려 말 온건개혁파 신흥사대부로 시작되어 초기에는 '무리'라고 볼 수 없었다. 이들이 성종 무렵 조정에 등장하면서, 김종직에 의해 하나의 정치세력으로 묶이게 된다. 훈구 공신과 격돌한 신진 사림들은 처음에 성종의 보호를 받았으나, 성종이 재위 25년 만에 사망하면서 사림파의 시련이 시작된다. 하필 다음 왕이 '문제적 인간' 연산이다. 연산군 4년(1498), 김일손의 사초에 있는 김종직의 '조의제문'이 발단.. 2023. 2. 5.
빠리정치 서울정치 빠리정치 서울정치 최인숙 저 | 매일경제신문사 | 2017년 03월 프랑스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고 돌아와 현재 성공회대학에서 '정치심리학'을 가르치면서 뉴스토마토에 "파리와 서울 사이" 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최인숙 씨가 쓴 책이다. 한국과 프랑스 대통령의 2015년 신년사 비교로 시작해 2017년 문재인 대통령 당선 전까지의 한국 정치상황에 한숨을 내쉬며 쓴 글로, 한국 정치에 견주어 프랑스 정치의 세련되고 전문적인 장점을 말하고 있는데, 주로 2016년 4월 치뤄진 20대 총선부터 최순실게이트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까지의 내용을 다루었기 때문에, 당연히 더 심란한 내용이 되었다. '이 책은 절대 프랑스정치를 미화할 목적으로 쓴 것이 아님을 밝히고자 한다'(p.15)고 머릿말에 써놓긴 했지만, 줄곧.. 2023. 2. 3.
주진우의 이명박 추격기 주진우의 이명박 추격기 : 저수지를 찾아라 주진우 저 | 푸른숲 | 2017년 08월 제목 그대로, "주진우 기자의 이명박 추격" 여정을 쓴 것이다. 시사IN기자 주진우는 소송당할 기사만 써낸다는 '소송전문기자'로, 100여 차례 고소, 고발을 당했지만 모두 이겨 '아직까지는' 감옥에 가지 않았다는 희안한 남자다. 이명박 주위의 사람들이 여럿 비명횡사해도, 이명박을 캐다가는 갑자기 저수지에서 발견될거라는 경고를 수 차례 들어도 그게 무섭지도 않은지, 여전히 그는 '오직 한 사람', 이명박만 쫓고 있다. 이명박의 권력과 돈 덕분에 사람들은 이명박을 두려워 하고, 취재 대상들은 결정적인 장면에서 입을 꼭 다물거나, 사라지거나, 저수지에서 주검으로 발견된다. 주진우 기자는, 이명박에 대해 '그는 부패의 정수리.. 2023. 1. 30.
좌우는 있어도 위아래는 없다 좌우는 있어도 위아래는 없다 : 박노자의 북유럽 탐험 박노자 저 | 한겨레신문사 이 책의 저자 박노자는 누구인가. 소련 출신으로, 일찌기 '춘향전'(북한에서 만든 영화)을 보고 한국을 동경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에서 조선학을 공부했고, 1991년 소련을 떠나 한국으로 유학을 와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 경희대학교 대학원 철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한 좌파 지식인이다. 그 와중에 소련이 해체되어, 이제는 '러시아'가 된 조국으로 돌아가 모스크바 국립대학교에서 한국고대사학과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다시 한국으로 와 1995년에 한국인과 결혼, 2001년에 귀화했다. 박노자(朴露子)로 알려져 있지만, 박씨 문중과의 문제로 개명하지는 못하고, 한국인이면서도 여전히 티호노프 블라디미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2.. 2023. 1. 5.
판사유감 판사유감 : 현직 부장판사가 말하는 법과 사람 그리고 정의 문유석 저 | 21세기북스 인천지방법원 부장판사 문유석이 10여 년 동안 법관게시판이나 법원회보 등에 쓴 글을 모아 2014년에 낸 책이다. 글쓰기 좋아하는 사람이라 그 바쁜 부장판사일을 하면서도 2015년에 "개인주의 선언"이라는 에세이 한 권을 더 내고, 급기야 2016년 말에는 "미스 함무라비"라는 소설까지 내놓았다. 이 책은 그의 첫 책으로, 책을 내기 위해 일부러 쓴 게 아니라 그냥 때마다 틈틈히 쓰고 싶어 쓴 글이라 더 잘 읽힌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에서 개인파산, 개인회생을 다루던 시절에 쓴 "파산이 뭐길래"라는 글은 손석희 씨도 읽고 감동을 한 모양인데(그래서 저자의 두 번째 책에 추천글도 써줬다), 보통 사람들도 '모럴 해저드' .. 2023. 1. 2.
악마 기자 정의 사제 악마 기자 정의 사제 : 함세웅 주진우의 ‘속 시원한 현대사’함세웅, 주진우 공저 | 시사IN북(시사인북) | 2016년 10월 함세웅 신부님과 주진우 기자가 2015년 11월과 12월 전국을 돌며 한 "현대사 콘서트" 내용을 그대로 옮긴 책이다. 2015년 11월 13일 서울에서는 "역사", 11월 27일 부산에서는 "정치", 11월 28일 대구에서는 "민주주의", 12월 11일 대전에서는 "통일", 그리고 12월 12일 광주에서는 "신념"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평생을 민주화 운동에 투신하며 감옥에 들락거리기를 수차례, 누군가는 '종북'이라 하고, 누구는 '좌파신부'라고 하는 함세웅 신부의 20대부터 70대인 지금까지의 파란만장한 투쟁 역사를 읽을 수 있다. 사제의 적극적인 사회참여는 옳은 일인가. .. 2016. 12.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