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 2- 세상을 깨우는 시대의 기록
EBS 역사채널ⓔ (지은이) | 북하우스 | 2013-12-09
역사 e 1권을 읽고 나니, 후속편도 나오는대로 다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 정리된 역사는 ‘사건’이 아니라 ‘사연’을 담고 있다.”는 말처럼, 이 책은 ‘사연’을 담은, 잘 정리된 책이다. 2권에는 조선시대 이야기가 많다.
“천하의 책이 모두 내 책이요, 이 세상에서 책을 아는 이는 오직 나밖에 없다”는 책쾌(서적중개상) 이야기로 시작한다. 책이 귀한 시절, 책을 사고 파는 중개상들은 전국을 떠돌았다. 눈에서 번쩍번쩍 빛이 나고, 수십 년동안 늙지 않는 기이한 책쾌도 있다. 조선 왕을 모독한 내용의 금서가 있어, 이를 유통시켰다는 이유로 100여 명이 처형당하기도 한다. 늙지 않는 기이한 책쾌는 용케 몸을 피해 여전히 떠돈다는 전설같은 이야기도 있다. 지금 이렇게 책이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싶다.
과거, 장애인들은 어떤 삶을 살았나? 서양에서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장애를 ‘악’으로 보아 장애아를 양육하지 못하도록 하고, 장애인을 사회에서 격리하라고까지 했다. 하지만 조선시대는 장애를 ‘질병’으로 여겼다. 장애인 학대를 가중처벌하고, 장애인이 무고하게 살해되면 해당 고을의 읍호를 한 단계 강등했다. 장애인의 자립도 중요하게 생각했다. 벼슬을 지낸 지체장애인도 많다. 청나라로 파견하는 외교 특사 이덕수가 귀가 어두워, 사헌부에서 ‘외교 특사로 적절치 않다’고 하자, 영조는 “중국어에는 모두 귀머거리가 아닌가?”라고 한다. '인권'이라는 말을 쓰는 지금에도 하기 힘든 생각이다.
세자의 유모 이야기도 흥미롭다. 조선시대에 여성으로서 스스로 높은 위치에 오를 수 있는 유일한 직업이란다. 천민 출신 중에 선발되고, 세자가 왕이 되면 종1품 벼슬을 받는다. 천하를 우습게 보는 왕이라도 자신의 유모를 함부로 대하지 않았다.
고려시대에는 혼수가 오직 '수의' 뿐이였다. 부부가 죽을 때 입을 옷이다. 남자 집에서는 신부 집에 돼지고기와 술만 보냈고, 재물은 보내지 않았다. 재물을 받으면 딸을 파는 것으로 생각해 부끄럽게 여겼다. 역시, 지금시대에는 생각도 못할 일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신채호 선생의 말이 띠지에 크게 쓰여 있다. 어느 민족이건, 과거를 알고, 지금을 부끄럽게 생각할 줄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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