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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인물·자기계발

4001

by mariannne 2013. 7. 21.


4001 - '사건'전후   

신정아 (지은이) | 사월의책 | 2011년 3월


2007년 여름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신정아 사건’의 주인공 신정아가 쓴 책이다. 당시 학력위조와 횡령 등으로 구속되어 1년 6개월간 실형을 살고 출소 후 책을 냈다. 그게 2년 전인 2011년이다. 책은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책 내용의 일부가 언론에 연일 보도되는 등 또 한 번 화제가 되었다. 이제 와서 책을 읽어보니, 생각보다 더 재미있다. 결국 그녀 인생은 거짓이 많은 게 사실이고, 아직도 의혹 투성이다. 대신 억울한 것이 많다는 것도 인정하게 된다. 그 억울함의 한풀이가 이 책인 듯 싶다.

 

책 속에는 수 많은 실명이 등장한다. 친한 친구로 지내온 문화일보 신세미 기자는 사건이 터지자 신정아의 누드사진을 ‘특종’이라며 기사를 쓴다. 잘 알려진 대로 전직 조선일보 기자이자 국회의원인 C 씨는 술자리에서 성추행을 하고, 정운찬 서울대 전총리 역시 신정아에게 권력을 행사하며 추파를 던졌다. 실명이 거론된 사람만 수십 명이다. 책 전반에 걸쳐 ‘똥아저씨’라고 지칭한 변실장에 대한 추억은 ‘사랑’이지만 지금 와서 그런 얘기를 책에 쓴 것도 사실은 상대방에게 치명타를 입히는 것이다. 겉과 속이 다르고, 전과 후가 다른 사람들, 세상의 모든 인간이 다 그렇다는 걸 그녀가 얘기하고 있다. 학사도, 석사도, 박사도 모두 돈주고 남을 시켜 졸업장을 받게 하고 자신은 그게 ‘진짜’라고 믿었다는 어이 없는 사람이지만, 이 책에서는 ‘나만 그렇게 산 건 아니야’라고 말하고 싶었던 건가? 소설가 공지영은 이 책을 읽고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으로 '대필'의혹을 제기했다. 나 역시 같은 생각이다. 이 정도의 필력은 쉽게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다. 만약 진짜로 그녀가 이 책을 썼다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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