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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비소설

파리는 사랑한다, 행복할 자유를!

by mariannne 2012. 12. 24.

파리는 사랑한다, 행복할 자유를!: 대한민국 보통 아줌마 이보경 기자가 들여다 본 프랑스의 속살
이보경 저 | 창해(새우와 고래)

3년 전에 사놓고 이제야 읽었다. MBC 보도국 기자인 저자 이보경은 2007년 9월부터 1년 휴직을 했고, 2008년 프랑스 소르본대학에서 사회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때 체험한 프랑스에 대한 글이 책으로 나온 것이다. 그녀는 올해(2012년) 초, MBC 노조 파업 중에 "가슴이 쪼그라들도록, 나와라 정봉주!!'를 몸에 쓰고 비키니 시위를 한 이다. 그러니 '보통 아줌마'는 아닌 것 같다. 책을 읽어도 그런 게 느껴진다. 이 책은 빠리 체험기이긴 하지만, 일상이나 감상을 기록한 게 아니라 정치, 사회, 교육 등에 대한 문제를 파헤친 것이다. 그것도 아주 거침없는 문체로, 점잔빼지 않고 써서, 글쓴이의 성격이 짐작되고도 남는다.

서울은 언제나 공사중인 ‘개발의 전시장’이지만, 이에 견주어 파리는 어떤가. 1970년부터 ‘건물 고도 제한 37미터 규정’(최대 13층)을 유지하고 있는 도시로, 그 이상의 높이를 허용할 수 없다는 파리 시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유럽 전역에 불고 있는 '녹색 바람'은 좌우파에 상관 없이 핫이슈이며, 프랑스는 '인간 홀대, 땅 사랑'의 역사를 통해(결국은 그게 '인간 존중'으로 이어진다) 여전히 농업강국의 저력을 보여주는 나라이기도 하다. 특히 "가부장제에 대처하는 그녀들의 자세"편에서는, 지금까지는 생각지 못했더 프랑스 여성들의 '본능 아닌 모성'에 대해 알려준다.  

책 속 구절:
그건 그렇고, 들라노에의 책에서 자유와 정의 부분을 들춰보자. 그는 자신이 단 한 번도 마르크스주의자였던 적도, 공산주의자였던 적도 없다고 밝혔다. 자기는 사회주의, 사민주의, 사회자유주의에 별다른 차이를 못 느끼지만, 노조나 지역주민 단체 등 민주주의 집단들의 역할과 위상을 중시하기 때문에 사민주의자로 분류되길 원한다고 한다. 핵심으로 보는 가치는 자유. 자유 없이는 정의도 없고, 평등을 향한 길도 없다고 한다. 자유를 제한했던 소련은 평등은 고사하고 부정의로 막을 내렸다. 이 사람에 의하면, 사회당 지도자로 14년간 대통령을 한 미테랑은 입버릇처럼 말했다고 한다, “자유라는 말을 우파에 넘겨주는 건 우리의 큰 잘못이다”라고. 자유는 애당초 해방의 개념이니 진보 측이 갈고 닦아 나가는 게 옳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유주의는 당연히 자유의 사상이다. 정치철학이기 때문에 경제에 국한시키는 것은 오류이다. 진정한 자유주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경제 자유주의를 제압해야 할 때도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들라노에에 따르면, 진보가 정체된 이유 한 가지는 토크빌Alexis de Tocqueville이나 레몽 아롱R. Aron같은 훌륭한 자유사상가들의 성취를 가져다 쓰는 데 게을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반면 보수 쪽은 장 조레스J. Jaures같은 사회주의자들의 생각은 물론 노동가치, 진보 등의 개념까지 가져다가 부지런히 소화했다고 한다. 진보는 공부 안 하고, 보수는 열심히 공부했다는 얘기. (p.4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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